채권 시장 불안 속에 채권 급리 급등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의 채권 수익률(채권 금리)이 연일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채권 시장 불안 속에 채권 급리가 급등하면서 주식 시장의 투심 역시 얼어붙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 미국의 채권 수익률(채권 금리)이 연일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와 민감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2년물 국채수익률이 4.6%를 돌파했다. 2007년 이후 15년래 최고치다.

미국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수익률도 4.2%를 넘어서는 등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는 이유는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여전히 40년래 최고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연준이 당분간 공격적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실제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50~4.75%로 올릴 가능성을 75%로 예측한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솔직히 인플레이션 둔화가 실망스러울 정도로 진전이 없다”며 “기준금리가 조만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금리가 4%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자 이날 미국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0.22포인트(0.30%) 하락한 3만333.59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38포인트(0.80%) 떨어진 3665.78로 장을 끝마쳤다. 기술주로 이뤄진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5.66포인트(0.61%) 밀린 1만614.84로 거래를 종료했다. 

시장에서는 2000년 이래 주식과 채권 수익률 상관 계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과 채권은 할인율과는 같은 민감도를 공유하지만, 경기와는 상반된 민감도를 가진다”며 “두 자산은 역금융 장세(긴축, 실질금리 급등) 때나 제한적으로 동조화되는데 상관계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의 불확실성이 높다면 긴축과 할인율 부담을 자극하기 때문에 주식과 채권이 동조화되며 반대로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다면 주식과 채권이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는 해석이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이어 “주식시장은 기대치를 뛰어넘었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반면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더욱 높여 잡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식과 채권의 방향성이 일시적으로 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언급한대로 주식과 채권의 동조화가 변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채권시장 약세에 재차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