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제일’서 출발해 직원-회사 함께 성장하는 조직으로
삼성의 힘 ‘초격차’…이재용 ‘기술 중시’ 경영으로 공고히
삼성이 ‘이재용 회장’ 시대에 돌입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가운데 삼성은 ‘이재용 리더십’을 중심으로 ‘초격차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삼성의 혁신 시계를 더욱 빨리 돌릴 것으로 보인다.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지만 삼성의 미래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추진도 속도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이 회장이 끊임 없이 언급한 △기술 △인재 △사회공헌 키워드도 더욱 강조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이 회장을 중심으로 변화할 삼성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3세 경영이 확정된 삼성의 ‘헤리티지’ 강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의 초석을 다진 고 이병철 선대 회장과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킨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업적을 이어갈 이재용 신임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 모습이다.

지난 27일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강조했던 인재 경영과 기술 중시, 동행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부터 이어온 삼성의 전통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월 17일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인재제일’서 출발해 직원-회사 함께 성장하는 조직으로

삼성은 ‘인재제일’이라는 경영철학 아래 능력 중심의 인사를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인사 제도 혁신을 추진해 왔다. 특히 1957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공개 채용 제를 도입해 새 바람을 일으킨 것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이건희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했고, 1995년에는 입사 자격요건에서 △학력 △국적 △성별 △나이 △연고 등을 제외하는 파격적인 ‘열린 채용’을 실시했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인재제일’ 경영 철학을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은, 평소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회장은 ‘조직문화 혁신’ 의지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조직의 활력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직급 통폐합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했다. 

또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해 조기 승진 기회와 과감한 발탁 승진을 확대했고, 평가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의 힘 ‘초격차’…기술 중시 경영으로 공고히

이재용 회장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또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이 회장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말하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18년에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면서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당부한 바 있다.

‘기술 중시’ 역시 선대 회장 시절부터 거슬러온 삼성가의 유산이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호암자전’을 통해 기업의 성장 발전을 위해 왕성한 기업가정신과 기술 개발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를 통해 “기업은 ‘남다른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며 박사급 고급 인력들이 만들어낸 기술 뿐 아니라 판매, 경리, 노무관리 등 직원들의 차별화된 숙련 기능도 훌륭한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10월 28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디케이 직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업보국’, ‘홍익인간’, 그리고 ‘동행’

‘사업을 통해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사업보국’이라는 일관된 기업관을 펼쳤던 이병철 회장은 평소 나라의 안정은 경제 안정에 기반하고, 거기에 수반해 민생도 안정된다고 생각했다. 그가 잘 할 수 있는 사업가의 길을 걷는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 믿고 ‘사업보국’이라는 신념을 굳히게 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을 강조했다. 풍요로운 세상,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기업의 사명이 바로 홍익인간의 정신과 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나 자신도 기업을 경영하는 한 사람으로서 과연 홍익인간의 정신에 충실해 왔는지 자문하면서 때때로 스스로를 채찍질할 때가 많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이는 결국 이 회장이 강조하는 ‘동행’이라는 비전과 맞닿아 있다. 사업보국과 홍익인간 모두 기업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회장의 메시지는 물론, 구체적인 삼성의 CSR 사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동행’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제시하는 ‘동행’은 단순히 ‘파이’를 나누는 ‘배려와 양보’를 뛰어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역량’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파이’ 자체를 키워 더 크게 나누자는 의미라는 게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현재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 취업 기회 확대(SSAFY)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외부로 확대해 청년 창업 지원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등의 CSR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