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에서 6%대 금리의 예금상품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가입했던 예금이나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돈을 넣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영끌’해서 주식이나 부동산이 아닌 고금리 예금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OK정기예금’과 ‘OK안심정기예금’을 연 6.5% 금리로 지난달 28일부터 특별 판매에 나섰다. 연 6.5% 금리는 기존보다 금리를 최대 1.3% 인상한 수준이다.

이번 특판은 3거래일 만에 목표 금액을 모두 채우며 마감됐다. 이 기간 동안 특판 상품과 다른 상품 등으로 유치된 금액은 7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정기예금’ ‘OK-e정기예금’은 6.05%의 금리를 제공 중이며 KB저축은행의 ‘KB e-plus 정기예금’, OSB저축은행의 ‘인터넷OSB회전식정기예금’, 대신저축은행의 ‘스마트회전정기예금’, 참저축은행의 ‘비대면정기예금’은 6.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권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5%대 중반을 향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일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5.42%로 1년 전(2.26%)보다 3.16%포인트 급등했다.

인상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연 2%대에서 올해 6월 연 3%대 진입까지 약 11개월이 걸렸으나 이후 4개월 만에 연 4%대를 넘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연 5%대로 치솟았다.

이에 금리 유목민들은 0.1%라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찾아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실제 카페나 블로그 등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예금담보대출 또는 청약통장 담보대출을 받아 고금리 예금에 가입했다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예담대는 보유한 예·적금 잔액의 최대 95%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대출 기간은 예·적금의 만기일, 금리는 이용 중인 수신상품 금리에 1.00~1.25%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낮다. 기존에 가입한 예금의 금리가 2%라고 하면 3%대 금리로 대출을 받아 6%대 예금에 넣는 것이다.

기존 예적금을 해지하는 경우도 늘었다. 고금리·단기 상품이 쏟아지면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정기예금 중도해지액은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1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해지액(10조2064억원)의 두 배 가까이되는 금액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주택청약통장 금리는 6년째 연 1.8%로 가산금리를 붙인다고 해도 금리가 크게 높지 않다. 특히 주택청약통장의 경우 해지하게 되면 그간의 납입횟수가 초기화되는 등 청약 신청 시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에 해지하지 않고 담보대출을 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의 경우 당장 사용하지 않고 오래 묶여있는 돈으로 이자율도 1%대로 낮아 이를 해지하지 않고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고금리 예금에 가입해 차익을 기대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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