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2일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4연속 단행함에 따라, 우리나라와의 금리격차가 1%p 이상 벌어지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4일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물가 문제로 금리인상 하방압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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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4일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물가 문제로 금리인상 하방압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FOMC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2일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3.00~3.25%에서 3.75~4.00%로 상향 조정됐다. 미 FOMC가 다음달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추가 금리인상 정점론을 부각하기도 했다. 거듭된 자이언트 스텝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회의(9월) 이후 나온 데이터에서 최종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시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중단을 논하기엔 "아직 갈 길이 좀 남아 있다"며 '시기상조'임을 시사했다.
다만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달성하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금리를 올리되, 인상폭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다. 시장에서는 8.0%를 예상해 한 달 전 8.2%보다 둔화된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12월 0.5%p(빅스텝), 1월 0.25%p(베이비스텝)를 인상한 후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CPI 예상치를 웃돌 경우 연준이 5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유력한 만큼, 한은도 오는 24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금리 인상폭이다.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증가 △금융권 및 기업들의 자금조달문제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자금경색에 따른 부실 리스크 등이 핵심 리스크다. 이에 지난 금통위에서 일부 위원들이 베이비스텝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 금리 격차 △소비자물가 상승 △원달러 환율 등의 문제가 심화돼 최근 빅스텝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석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하나금융포커스에 기고한 보고서에 "국내 금리는 주요국 통화정책회의에 따라 대외금리 영향력이 높겠으나,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국내 금리는 11월 FOMC, 영란은행(BoE) 정책기조 및 대외금리 등락에 연동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국내 10월 CPI 재상승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추가 하방압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CPI는 지난 7월 전년 대비 6.3% 상승한 이후 8월과 9월에는 각각 5.7%, 5.6%를 기록해 상승폭이 줄었다. 지난달도 5%대 상승률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과 10년 금리는 각각 4.00~4.40%, 4.05~4.35% 범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미 연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정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도 "Fed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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