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최근 미국 메타,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한 것을 매수 기회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빅테크 기업의 주가 급락을 무조건적인 저가 매수 기회로 여기기보다는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고려해 신중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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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최근 미국 메타,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0월 28일∼11월 3일)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1위 종목은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플랫폼(메타)이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메타 플랫폼 Class A’ 주식 약 2636만달러(37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애플(2488만달러), 테슬라(1604만달러), 알파벳 Class A(1507만달러)순이었다.
증권정보포털 결제내역은 해당일 3일 전의 미 주식 매매거래를 반영하는 만큼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주간에 이뤄진 매매거래는 28일 결제내역부터 반영된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처럼 빅테크 주식을 대거 사모은 것은 최근 이들 기업의 주가가 3분기 실적 부진으로 곤두박질 쳤기 때문이다.
실제 메타는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7∼9월 매출 277억1000만달러, 순이익 4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이 92억달러 였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실적 발표 이후 메타의 주가는 폭락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메타의 주가는 종가 기준 137.51달러에서 95.2달러로 30.77% 곤두박칠 쳤다.
국내 투자자들은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의결권이 있는 ‘알파벳 Class A’ 순매수액은 약 1507만달러, 의결권이 없는 ‘알파벳 Class C’는 409만달러로 두 종목 순매수액은 같은 기간 테슬라 순매수액(1604억달러)을 넘어섰다.
구글과 유튜브 등을 운영하는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69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성과는 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펜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알파벳의 주가 역시 지난달 25일 104.48달러에서 이달 1일 90.47달러로 13.41%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상장지수펀드(ETF)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도 순매수액 855만달러(121억원)를 기록하며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ETF는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기업 100곳을 별도로 모아 산출하는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고수익 레버리지 종목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급락을 무조건적인 저가 매수의 기회로 여겨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해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 거시적인 경제 여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종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타의 주가 하락의 경우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영향도 있지만 높은 광고 비중과 플랫폼 간 경쟁 심화,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 이슈 등 여러 가지가 뒤섞인 복합적인 문제”라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메타버스 투자를 줄이는 등의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 펀더멘털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고점 대비 많이 빠졌으니 사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운에 배팅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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