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달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에 크게 밀리며 수주량 격차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올해 한국은 수주 기준 세계 1위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의 강점으로 꼽히는 LNG선에서의 경쟁력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2~3년치 물량을 확보한 가운데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에 나선 것도 수주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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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기술인 축발전기와 공기윤활시스템이 적용된 LNG운반선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9일 관련업계와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14만CGT(75척)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143만CGT(22척·42%)를 수주해 180만CGT(32척·53%)를 수주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누계(1~10월) 기준으로 한국은 1465만CGT(261척·42%)를 수주하며 1581만CGT(570척·46%)를 기록한 중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달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전월 대비 86만CGT 증가한 1억470만CGT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은 3675만CGT(35%), 중국은 4489만CGT(43%)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한국은 78만CGT(2%), 중국은 59만CGT 증가(1%)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한국이 26%, 중국이 8% 늘었다.
중국과 15% 포인트 이상 차이가 벌어졌던 지난해에 비하면 한국 수주가 급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최근 탄소배출 저감으로 인한 친환경 선박 시장이 커지면서 LNG선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3분기까지 누적 한국 조선업계 수주량 가운데 선종별로 LNG선이 64.6%에 육박한다. 이어 컨테이너선 30.9%로 이들 2개 선종 비중이 전체의 95.5% 차지하며, 수주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LNG선은 상온에서 기체상태인 화물을 초저온 냉각이나 고압으로 액화해 운송하므로 액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선박의 설계와 제작이 범용선박에 비해 높은 기술을 요구한다.
특히 대형 LPG선 시장은 한국이 대형사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다. 다만 중국이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고 일본도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내수 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기반으로 중국 조선사들은 LNG선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중국 대형 조선사가 LNG선 생산 확대를 위해 잇따라 대규모 투자로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다.
중국선박공업그룹유한회사(CSSC)는 이달 중국 대련에 200억 위안(약 3조9000억 원) 투자해 조선소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며, CSSC 자회사인 후동중화조선소도 상하이에 180억 위안(약 3조5000억 원)을 투자해 조선소 확보에 나섰다. 모두 LNG선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다.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조선업황 전체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중국 조선사가 주도하는 LNG선 투자 물량공세가 이른 시일에 공급과잉을 이끌어 조선업황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공들여온 시간만큼 아직 LNG선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국가에 기반한 금융 지원과 가격 공세로 벌크선, 컨테이너선 시장 장악한 바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61.96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9.68포인트 상승했다. 선종별 가격은 LNG운반선이 2억4800만 달러로 전월대비 400만 달러 올랐다. 초대형 유조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각각 1억2000만 달러, 2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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