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 바이든 행정부를 심판하고 차기 대통령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간)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하원은 공화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예상보다 격차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초박빙을 예고했던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할 개연성이 커졌다.
미국 뉴스채널 CNN과 폭스뉴스는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 100석 가운데 각각 48석씩을 나눠가진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상원에서 과반 확보를 위해 필요한 의석수는 민주당이 2석, 공화당이 3석이 됐다. 민주당은 지금의 상원처럼 절반인 50석을 확보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사실상 다수당의 입지를 얻게 된다.
미국의 다른 방송사 NBC‧ABC는 같은 시간까지 상원에서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했으며, 공화당이 47석을 차지해 민주당이 1석 차이로 앞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상원 의석 다수당의 향방을 결정지을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둘 전망이다. CNN은 현재 개표가 92%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존 페터만 펜실베이니아주 부지사가 49.9%의 득표율을 기록해 공화당 메흐메트 오즈 후보(47.6%)를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처음으로 기존 공화당 상원 의석을 탈환하는 것이다.
나머지 접전지역인 네바다, 조지아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네바다주는 현재 63%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현역인 민주당 캐서린 코르테즈 매스토 상원의원이 50.2%의 득표율로 앞서고 있다. 공화당 애덤 랙살트 후보는 46.9%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조지아는 96%의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현역인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이 49.1%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공화당 허셸 워커 후보가 48.8%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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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맨 앞)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미국 백악관 페이스북 |
미국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전체 435석, 주지사 총 50명 중 36명을 새롭게 선출하게 된다. 사실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승리한 경우는 지난 100년동안 3번밖에 없을 정도이므로 당초 공화당의 우세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예상 밖으로 선전하는 것은 전례없이 높은 흑인 투표율이 보여주듯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 때문이다.
김흥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방문학자는 민주당의 예상 밖 선전 이유를 공화당의 트럼프 위주의 선거운동, 아프리칸 미국인의 높은 투표 참여, 생각보다 높은 낙태 이슈 세가지를 꼽았다.
김 교수는 “트럼프는 과거보다 능수능란했고 그의 연설을 대단했지만, 전국적으로는 반작용을 일으켰다고 본다”며 “격전지에서 전례없이 아프리칸 미국인들의 투표 참여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또 “투표 전 여론조사는 경제와 인플레, 범죄가 가장 주요한 이슈라고 했으나 실제 출구조사에서 나타난 여론조사에서는 경제 바로 다음으로 낙태 이슈가 생각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며 “이 역시 민주당의 득표를 도왔고, 결집 현상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는 미국 정치가 얼마나 양극화되어 있는지를 잘 말해주었다. 미국 대선까지 극심한 정치적 대립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상·하원을 모두 승리해서 11월 15일 개선장군처럼 대선 출정식을 하려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은 좌절됐지만 일단 하원만 이기더라도 그는 자화자찬을 하면서 재선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들의 존재감은 거의 미미해보였고, 오히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지원과 존재감이 두드러졌다”면서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중심’의 선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부각되면서도 다른 대선주자들도 돋보였다. 특히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는 압승을 거두면서 강력한 후보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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