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부가 증권거래세를 0.15%로 추가 인하하고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상향을 철회하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절충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

   
▲ 정부가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2년 유예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금투세 시행은 2년 미루되 증권거래세는 0.20%로 낮추고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은 100억원으로 올리는 기존 정부안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런 입장을 여당 지도부에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일 연합뉴스는 정부 고위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보도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뉴스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정부가 0.23%의 증권거래세를 0.03%포인트 낮춰 0.20%로 하자는 내용의 정부안을 이미 제출해놨다"며 "야당이 제안하는 0.15%는 거래세를 사실상 폐지하자는 것과 다름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기업을) 지배하는 대주주들이 아닌 고액 투자자들도 주식양도세 때문에 연말에 매물을 쏟아내면서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이 있어 대주주 기준을 10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을 정부안에 담았다"면서 "이런 장치를 안전하게 만들어둬야 다른 부문에 있는 자금이 주식시장과 자본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정부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투세를 당장 도입하지 않는 대신 증권거래세 부담을 낮추고 대주주 기준은 올리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냈으며 이런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부연했다.

금투세는 주식 투자로 5000만원이 넘는 양도차익을 내면 그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내야 하는 제도로, 채권·펀드·파생상품 등 다른 금융상품은 투자 차익이 250만원을 넘어가면 세금을 낸다.

여야는 지난 2020년 세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이런 내용을 담은 금투세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나, 정부는 최근 주식시장 침체를 고려해 올해 세제개편안에 금투세 시행을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증권거래세는 0.20%로 내리고 주식양도세 납부 대상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내놨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를 반대해왔으나 주식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지난 18일 '조건부 유예'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정부·여당과 야당은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금투세 2년 유예안을 두고 다시 견해차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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