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공청회에서 급격한 석탄화력발전의 축소 등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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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 로고./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10차 전기본 계획안 초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의 2030년 석탄 발전 비중 목표는 19.7%로, 지난 8월 실무안에서 제시된 목표(21.2%)보다도 1.5%포인트(p) 낮아지며 20%를 하회했다. 10차 전기본에 의하면 국내 58기의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28기가 폐지될 예정이다.
이날 공청회장을 찾은 석탄발전소 비정규직 근로자는 "10차 전기본에서는 탈석탄 전환 계획에 따른 일자리 대책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우리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감찬 산업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온실 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 과장에서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2017년 이후 10기의 석탄화력발전 폐지가 있었으나 94%에 달하는 대부분의 인력을 재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관련된 일자리와 지역 경제 문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석탄화력발전 근로자는 "석탄 발전량을 제한하면 계절·기동 정지에 따른 손실 비용이 발생한다"며 "발전사·협력사의 손실에 대한 보전 대책이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강 과장은 "협력사·발전사의 어려움을 지금도 이해하고 있고, 과거보다 훨씬 줄어든 석탄발전 감축에 대해 실질적인 피해 발생하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어떻게 해결할지는 전기본과 별개의 차원으로 고민하고, 국회에서도 고민 중이라서 대답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전기본에 일자리 대책 등 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10차 전기본 초안은 석탄 발전 비중을 급격히 낮추는 대신 액화 천연 가스(LNG)의 발전 비중을 지난 8월 실무안에서 나온 목표(20.9%)보다 2%p 올려 22.9%로 제시했다. 폐기되는 28기의 석탄화력발전은 24기의 LNG 발전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10차 전기본 실무안과 비교해 초안에서 LNG 발전 비중이 2%p 늘어난 것은 동해 1·2호기 석탄발전 폐지가 반영된 결과이며 이는 모두 공기업 발전사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게 강 과장의 설명이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는 탈원전 정책 폐기에 대한 반발과 항의도 쏟아졌다. 10차 전기본 초안에서 제시된 2030년 원자력 발전 비중 목표는 32.4%로 지난 8월 실무안(32.8%)보다 0.4%p 줄었고, 신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21.6%로 0.1%p 늘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해 10월 국가 온실 가스 감축 목표(NDC)안에서 제시된 2030년 원전(23.9%)과 신 재생 에너지(30.2%) 비중과 비교하면 원전은 대폭 증가하고, 신 재생 에너지는 대폭 감소한 셈이다.
신 재생 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는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들은 10차 전기본을 전면 백지화 해야 한다며 이날 공청회 내내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 참석한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10차 전기본은 18기 핵 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기본으로 전제하고 나온 것"이라며 "핵 발전의 안전 검증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인 '글로벌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다국적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이날 공청회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 후퇴에 대해 항의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 밖에 정부는 전력 시장에선 가격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가격 입찰제(PBP)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발전 단가가 높은 발전소를 기준으로 전력 도매가가 결정되지만 앞으로는 각 발전사가 전력 판매 시 경쟁 입찰을 하게 된다.
산업부는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과정을 거쳐 전력정책심의회를 통해 10차 전기본을 최종 확정·공고할 예정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 수급의 안정을 위해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전력 설비와 전원 구성을 설계하는 중장기(15년) 계획으로, 이번 10차 계획의 적용 기간은 올해부터 오는 2036년까지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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