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호완 공사 예산확보해도 4년, 태풍 피해 반복 우려
재해지구 지정 요건 넘치는데 지정 안 해…"민간업체, 수천억 수익"
[미디어펜=변진성 기자] 부산 서구청이 자연재해 피해를 예상하고도 개발행위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태풍 등 재난피해 이후 서구의 '토건 우선 행정'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지금도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황정재 부산서구의회 의원은 지난 30일 열린 서구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송도 이진베이시티와 유림레지던스의 허가 당시 재해피해를 예상하고도 허가를 강행한 공한수 구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 30일 부산 서구의회에서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황정재 의원이 구정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변진성 기자


황 의원은 "안전방재 계획은 반복되는 피해에도 요식행위로 허가를 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허가권자가 안전을 등한시하고 피해를 예상하면서도 챙기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2020년 구정질문 때 서구청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월파시에도 방재가 다 돼 있고, 지반도 1m 이상 성토하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지만 2년 뒤 피해가 참담하다. 피해액만 해도 2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꼬집었다.

반복되는 태풍피해에 대한 '무대책 행정'도 지적했다. 그는 "(태풍 피해를 막아줄)방재호완 1차 공사는 끝났지만 2차 공사는 예산 확보도 어렵고, 예산이 확보되더라도 4~5년이 걸린다"며 "허가 당시 수반계획을 소홀히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수십년간 상습침수가 이뤄지는 지역의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지정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황 의원은 "모노레일 사업에 수백억씩 투자를 하면서 주민의 안전을 추구하는 사업에는 예산이 없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재해지구 지정의 요건은 차고 넘치는데 지정을 안 해서 시행사나 건축사는 건축행위제한에 대한 것을 모두 피해갔다. 민간업자들이 수천억을 번다고 떠들석한데 세금으로 민간업자를 돈벌게 해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황 의원은 "자연재해 저감종합계획이 구의 상황에 맞게 반영이 안 됐을 때는 세부수립기준에 5년만에 타당성 검사를 할 수 있게 해놨고, 긴급시에는 승인 변경도 가능하다"며 "서구는 모든 것이 해당되지만 안전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태풍피해 등 대책에 대해 "테트라포트가 설치돼 있는 부분을 1000개에서 2000개정도 유치를 해서 임시로 거치할 예정"이라며 "태풍피해는 막을 수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재해지구 지정에 대해서는 "미진한 부분을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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