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개발 성공을 과시하면서 자신의 둘째자녀인 딸 김주애를 대동했다. 9세로 추정되는 김주애는 ICBM 발사장에 처음 등장해 김 총비서의 손을 잡고 발사장을 둘러본 뒤 ICBM 발사 장면도 지켜봤다고 노동신문이 11월 19일 전했다. 이어 신문은 11월 27일 또다시 김 총비서가 화성-17형 개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 김주애와 동반한 사진을 보도했다.
처음 지난달 18일 ICBM 발사장에 나타난 김주애는 흰색 패딩 입고 앞머리를 내린 초등학생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노동신문이 27일 공개한 사진에서 김주애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모피 목도리를 둘렀으며, 앞머리를 옆으로 넘겨서 어머니 리설주를 빼닮은 모습을 연출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주애에서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극존칭을 써서 백두혈통의 권위를 부각시켰다.
이 때문에 전문가 일각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해석이 나와 관심을 끌었고, 외신의 관심도 급증해서 후계자 가능성을 분석하는 기사들이 나왔다. 한때 구글 검색어 트랜드와 검색 빈도 분석 결과 ‘김정은 딸’이 1위를 차지할 만큼 김주애에 대해 세계의 시선이 쏠렸던 것이 사실이다.
3대 세습 독재국가이자 폐쇄적인 북한 김씨 일가의 자녀가 처음 공개된 것만으로도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도자 김정은’이 자신의 딸을 굳이 미사일 발사장이란 어린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장소에서 첫 데뷔 시켰다는 점에서 그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미 백악관이 ‘김주애 등장’을 어떻게 보는지 묻는 질문에 “김정은의 양육법에 대해 말할 순 없다”고 답한 것처럼 결국 딸을 선전에 활용한 김정은의 행동에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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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둘째 자녀인 딸 김주애와 함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27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2.11.27./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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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주애의 등장에 ‘후계자설’ 외에도 김 총비서가 대내외에 ‘핵 세습’을 나타내려고 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미래세대의 안전을 위한 국방력 강화’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신형 ICBM 화성-17형의 개발 완성을 극대화시키는 선전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에는 이견이 없다. 결과적으로도 김주애의 등장으로 안으로는 ‘체제 결속’, 밖으로는 ‘관심’을 얻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앞으로도 다양한 계기에 딸을 동행시켜 선전선동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주애의 동행은 화성-17형이 백두혈통을 지키고, 현재와 미래세대 안전지킴이라는 점에 방점이 있다. 김주애가 후계자라면 우상화가 동반돼야 하지만 우상화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김 총비서의 나이가 아직 40세도 안돼 너무 젊고, 봉건주의가 지배적인 북한에서 아들이 아닌 딸이 지도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일례로 북한에서 흔히 쓰이는 선전구호 중 하나가 ‘어버이 수령을 따르라, 어머니는 당’이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김주애는 앞으로 리설주를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2009년 결혼한 김정은과 리설주는 2010년, 2013년, 2017년에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와 셋째는 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 김씨 일가의 가족들은 북한주민들도 잘 모를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서 신비주의로 포장돼 왔다. 그런데도 김 총비서가 어린 딸을 극적으로 등장시킨데다 지속적으로 선전에 활용할 것으로 보여 북한의 실상이 훨씬 다급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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