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중동발 저유가 사태가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야심차게 계획한 '제2의 중동붐' 계획에 발목을 잡았다.
25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 건설수주액 67억4197만달러(약 67조원)를 기록해 지난해 246억3672만달러(약 246조원)보다 72.6% 급감했다. 중동 수주 계약 건수는 23건으로 지난해 52건에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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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제2의 중동붐' 위기…건설수주액 전년 대비 72% 급감/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중동 지역의 수주가 줄어들면서 이 기간 전체 해외수주액 역시 231억342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7%로 줄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저유가 사태 등으로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에 '빨간불'이 켜지자 올해 초 직접 중동순방을 통해 적극지원에 나섰으나 이 마저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이처럼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수주에서 신통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 등을 이유로 발주에 소극적인 탓으로 해석된다.
카타르 로열더치셸과 카타르석유공사가 추진하던 60억달러 규모의 알카라나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가 수익성 문제로 취소된 것이 대표적이다. 20억달러 상당의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 정유소 개발도 발주가 잠정 중단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당시 국내 건설사가 최저가 입찰사로 선정돼 사실상 수주가 임박한 것으로 기대를 모은 NRP 수주도 쿠웨이트 석유공사가 투자비가 높다는 이유로 부정적이라 최종 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동에서의 고전과 달리 국내 건설업계는 남미 수주가 차지하는 해외수주실적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시아 지역 총수주액은 116억4502만5000달러로 작년보다 150% 많아져 중동을 추월했다. 하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중동보다 크지 않아 중동에서의 감소폭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산유국도 저유가로 공사 발주를 미루는 상황"이라며 "유가가 완벽하게 안정세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중소형 프로젝트 위주로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