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가슴을 파고드는 넘버와 배우들의 특급 앙상블이 연말 극장가를 장식한다.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영웅'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했다.

오리지널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작품.


   
▲ 사진=영화 '영웅' 포스터


윤제균 감독은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점은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절반은 뮤지컬에 쓰인 넘버를 차용했고, 공연에서 보이지 않았던 넘버들이 추가됐다. 또 공연에서 잘 표현되지 않았던 안중근의 전사, 개연성 부분을 영화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영웅'은 한국영화에서 시도된 적 없는 현장 라이브 녹음 방식으로 배우들의 열연을 생생하게 담은 것은 물론, 1900년대를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온 프로덕션과 라트비아 로케이션까지 규모감 있는 볼거리로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라이브로 촬영을 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난 뒤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는 윤제균 감독. 그는 "한겨울에 영화를 찍었는데 서걱서걱 소리 때문에 패딩도 못 입고, 바닥에는 담요를 깔아야 하고, 신발은 모두 천으로 감싸야 하고, 야외 촬영을 할 땐 반경의 소리를 다 신경 써야 했다. 그래서 노래와 연기가 좋아도 다시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 사진=영화 '영웅' 스틸컷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을 시작으로 14년간 안중근 의사를 연기해온 오리지널 캐스트 정성화는 '영웅'을 통해 다시 한 번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으로 분했다. 

오랜 기간 안중근 의사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것은 물론 뮤지컬 첫 공연에 앞서 실제 거사가 이루어졌던 하얼빈 역을 방문하는 등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구축해온 정성화는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안중근의 신념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정성화는 "촬영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작품에) 영혼을 갈아넣었다. 저희의 진심이 전달돼서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제겐 도전이기도 했지만, 오늘 영화를 보니 어느 정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분들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영웅'은 정성화를 시작으로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의 가슴을 울리는 시너지로 기대를 높인다. 


   
▲ 사진=영화 '영웅' 스틸컷


안중근과 뜻을 함께하는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안중근의 오래된 동지 우덕순, 독립군 최고 명사수 조도선, 독립군 막내 유동하, 독립군을 보살피는 동지 마진주의 모습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굴복하지 않고 분연히 맞섰던 이들의 각오를 느끼게 한다.

설희 역을 맡아 놀라운 열연을 선보인 김고은은 "설희는 최대한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노래를 시작할 때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한다. 노래도 잘하고 감정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다. 현장에서는 감독님을 조르고 졸라서 될 때까지 테이크를 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로 분한 나문희는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가 리드미컬하게 감동을 주면서도 쳐지지는 않더라. 영화 중간에 엉엉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면서 "안중근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님은 굉장히 결연한 분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을까' 촬영 전 상당히 망설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게 믿는 부분이 있으니 시키셨겠지 생각하고 용기를 내서 했다"고 촬영 전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풍성한 음악과 볼거리, 배우들의 열연으로 전에 없던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 사진=영화 '영웅'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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