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가 전기차로 급전환되고 있는 자동차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27년 만에 자동차 신공장 건립을 발표했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에 첫 삽도 뜨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자동차 대비 공정이 단순해져 필수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노조는 생산량을 기존 대비 대폭 늘리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인력 감축에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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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지금까지 수차례의 실무협의와 본 협의 등을 진행하며 기아 신공장 건설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사측과 노조는 신공장 생산 규모 등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열릴 예정이던 신공장 관련 고용소위 5차 본협의는 일부 노조 소속 강경파 대의원들의 교섭장 봉쇄로 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아는 지난 5월 경기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최대 15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97년 화성3공장 건설 이후 27년 만에 기아 국내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신 공장은 내년 3월 착공해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으로, 우선 2025년 연간 1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한다. 기아는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 대 생산 능력을 확보,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 대까지 확장할 계획이었다.
이는 기아가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 'Plan S'의 하나의 큰 축으로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 늘려나가기 위한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아의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 현대차와 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E-FOREST) 기술로 효율화와 지능화도 추구하는 것이다.
기아는 중장기 전략 'Plan S'와 신공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와 결합된 PBV 사업을 활발히 전개할 예정이다. 지난 2월에는 라스트마일 배송에 적합한 레이 1인승 밴을 출시했으며, 4월에는 첫 번째 파생 PBV 니로 플러스의 디자인과 주요 상품성을 공개한 바 있다.
2025년에 선을 보일 전용 PBV 라인업의 최초 모델 SW(프로젝트명)는 중형급 사이즈로 개발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eS'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성인 키 높이 수준의 실내공간에 뛰어난 적재성까지 갖춰 딜리버리, 차량호출,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차량의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무선 업데이트(OTA)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 차체 기준 60만 km의 내구 테스트까지 충족하는 등 사업자들의 차량 총소유비용(TCO) 절감을 도울 수 있는 성능과 경제성을 겸비한다.
이런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아는 글로벌 PBV시장 1위에 도전 중이다. 하지만 이런 계획에 노조의 반대로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공장이 건립되고 이후에 계획이 진행돼야 하지만 시작단계부터 인력감축에 반대한 노조의 반발에 가로 막힌 상태다.
사측은 전기차 신공장에 필요한 근로자를 578명 수준으로 계획했지만, 노조는 신공장에 배정될 인력 788명을 전원 배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차체와 도장·조립 공정을 포함해 연관부서에 필요한 인력들이다.
노조이 거센 반발에 가로막힌 사측은 2차 제시안으로 727명을 다시 내놨다. 더 이상은 잉여인력이 넘치는 만큼, 회사측으로서 감당이 어렵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전기차 신공장에 배정될 788명 가운데 불가피하게 7.7% 수준은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 역시도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블룸버그와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 조립공장을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할 경우 약 30% 수준의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가 빠르게 전기차 시대로 전환 중인 만큼, 과도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새로운 공장이 건립 된 이후에도 현재 인원을 고수하며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되면 공정별로 잉여인력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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