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1.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물가상승률은 3.5%로 예상하면서 올해보다 상당 폭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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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2.5%보다 0.9%포인트 낮춘 1.6%로 예상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주요 기관과 비교해봐도 다소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모두 우리나라 성장률을 1.8%로 전망했으며, 한국은행도 1.7%로 내다봤다. 다만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우리 정부보다 0.1%포인트 낮은 1.5%로 예측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당분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경기하강 위험에 대응해 상반기에 재정 조기집행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인 540조 원으로 확대한다. 또한 다주택자를 주택시장내 공급의 주체로 보고 취득세·양도세 중과 및 규제지역내 대출규제 등을 완화한다.
이어 물가안정과 생계비 부담경감 등 민생경제를 위해 지방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농축수산물 관세 면제 등을 통해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및 에너지바우처 지원 등도 추진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하반기에 대외 여건 개선 등으로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주요국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등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만큼, 그 여파를 한국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주요 부문에서 올해보다 내년이 둔화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먼저 수출은 글로벌 수요둔화 및 반도체 업황 위축 등으로 인해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민간 소비 역시 2.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각각 2.8%, 0.4%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부동산 경기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정부는 원자재가격 하락 및 수요 둔화 등에 기인해 물가 상승세는 올해 5.1%에서 내년에는 3.5%로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 공공요금 부담으로 인해 둔화폭은 완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가가 당분간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거시 정책의 중점을 물가 안정에 두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그간 정부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정책역량을 집중함과 동시에 경제의 근본적 체질개선 과제들도 적극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과 잠재수준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고용에서도 양적 측면에서 좋은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고 자평하면서도 “그러나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영향이 실물경제에 전이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수출을 중심으로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통화긴축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부동산 위축 및 한계기업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여건 하에 내년 성장률은 올해 2.5%에서 1.6%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위와 같은 전망을 토대로 정부는 ‘자유’, ‘혁신’, ‘공정’, ‘연대’의 4대 경제운용 기조하에 위기극복과 경제 재도약을 목표로 경제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취업자 수 증가는 10만명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예상 취업자 수 81만명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고용률은 올해 대비 0.2%포인트 증가한 68.7%로 예상됐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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