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으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내년도 자동차보험료가 2% 가량 인하된다. 당초 1%대 인하가 예상됐으나 당정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인하율이 2%대로 확대됐다. 이에 손보사들은 정비업계의 공임비 인상 요구와 겨울철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한 손해율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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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사는 내년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하율을 2.0%로 정했다.
전날 KB손보와 현대해상이 2.0% 인하를 결정했고, 이날 DB손보가 같은 수준의 보험료 인하 방침을 알렸다. 삼성화재도 이날 인하율을 2.0%로 확정했다.
5위권인 메리츠화재는 내년 보험료 2.5% 인하 방침을 결정했고, 롯데손해보험은 내년도 보험료를 2.9% 내리기로 해 보험업계에서 인하 폭이 가장 컸다.
인하된 보험료는 내년 1~2월 이후 책임개시 계약부터 적용되며, 정확한 적용 시기는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앞서 손보업계는 지난해 4~5월에도 자동차 보험료를 1.2~1.3% 인하한 바 있다. 거리두기에 따른 교통량 감소와 법규 강화에 따른 사고 감소로 손해율이 개선된 점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주요 손보사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자동차보험 평균 누적 손해율은 79.6%로 집계됐다.
손해율이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에서 지급한 보험금의 비중을 뜻으로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통상 손보업계는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손해율 하락으로 지난해에는 손보사들이 4년 만에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흑자를 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보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영향이라며 내년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비수가 인상, 한파‧폭설 등으로 인해 향후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6일 자동차 시간당 공임비 인상율 협상을 위해 보험업계와 자동차정비업계 등이 참석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가 열렸다. 정비업계는 9.9%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보험업계는 손해율 악화 가능성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면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정비수가는 2018년 인상된 이후 3년간 동결됐다가 지난해 12월 4.5% 올랐다. 정비업계는 당시 인건비 상승 등 원가 인상요인이 쌓였다며 8.2% 인상을 요구했으나 국민 보험료 부담 등을 고려해 4.5%로 합의했다. 당시 손보업계는 이로 인한 추가 부담액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1%대 보험료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비수가 인상은 고스란히 보험금 지출 증가로 이어진다”며 “현재도 자동차보험이 들어오는게 부담스러운데 보험료 인하가 결정된 상황에서 정비수가까지 인상된다면 손해율이 급등해 결국 보험료가 다시 오르거나 인수심사가 강화될 수 있다. 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겨울철에 상승 추세를 보이는데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된 12월부터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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