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무역 적자 500억 달러…내년에도 수출 악화 지속
정부 수출 활성화 정책 발표했지만 "글쎄"…내년에도 암울
올 한해 산업계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해 고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공급망 위기가 왔고, 물가는 고공행진 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기준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를 가져왔고 이는 우리 산업계의 신음을 더해줬다. 이에 미디어펜은 올 한해 어려웠던 산업계 현황을 돌아보고 내년도 상황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근 2년 동안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된 수출이 식어가고 있는 점도 올 한해 악재로 작용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수출 주력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4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 경기가 침체하고 내수 활력이 크게 약화하는 국면에 있다”며 “내년에는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면서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근 2년 동안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된 수출이 식어가고 있는 점도 올 한해 악재로 작용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수출 주력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컨테이너 항만.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실제로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500억 달러(약 64조4250억 원)에 달한다. 앞서 관세청은 올 연간 수출누계는 6626억 달러(약 853조7601억 원), 수입은 7116억 달러(약 916조8966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6.8%, 수입은 19.9% 증가한 수치다.

수출 성적 악화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업종에 속한 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수출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평균 0.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상당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 기기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의 경우 수출이 올해보다 1.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석유제품도 -0.5%로 추정됐다. 증가 업종은 철강 0.2%, 자동차·자동차부품 0.9%, 일반기계·선박 1.7%, 바이오헬스 3.5% 등이었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39.3%가 내년 수출 감소를 예측했다. 60.7%의 기업은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감소 원인으로는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지속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5.7%),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33.9%), 해상·항공 물류비 상승 등 물류 애로(10.2%)를 주로 꼽았다. 

반면, 내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교역 여건 개선(46.1%),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19.8%), 생산·물류 차질 해소(17.6%)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정부는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 조성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 물류 차질 방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수출을 되살리기 위한 지원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무역금융 규모를 기존 351조 원에서 360조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한 ‘수출 활성화’ 정책을 ‘2023년 경제정책방향’ 안에 담았다.

정부는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을 본격 가동해 수출·수주 프로젝트를 총괄 지원하고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결할 계획이다.

또 중견·중소기업 전용 ‘수출다변화 특별우대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수출 초보기업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 수출물류 바우처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컨테이너 화물 대다수를 처리하는 부산항에 내년 하반기에 신규 터미널을 개장하는 등 수출 인프라도 확충한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원자재 값 상승,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에도 경제 회복은 요원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에 걸친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은행(1.7%)과 한국개발연구원(1.8%)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놓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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