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연간 증가액 200조원 넘어설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거듭된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은행권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뭉칫돈이 몰렸다.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한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예·적금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린 영향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 올해 거듭된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은행권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뭉칫돈이 몰렸다.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는 대신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사진=김상문 기자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의 지난 22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1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654조9359억원)과 비교해 1년 새 166조2467억원 급증한 규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을 포함한 모든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10월 말 기준 965조318억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 186조608억원 늘었다. 11월과 12월 증가분을 더하면 올해 연간 증가액은 2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인 동시에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는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진입하며 은행의 수신금리가 빠르게 인상되자 시중자금이 은행의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지난달에는 연 5%를 넘어섰다. 현재는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자제 권고에 연 4% 중후반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으로 자금이 쏠려 제2금융권 등에서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등 자금조달 경쟁에 나서면서 보험사와 저축은행들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시장의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예금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은행권으로 몰린 돈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에 따라 예‧적금 금리가 지난달에 비해 조금 떨어졌으나, 여전히 예적금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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