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자진시정방안 제출제도 도입 등 기업결합 제도개편 추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디지털 경제 고도화, 4차 산업기술의 융합 등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구조조정·산업재편 성격을 띤 기업결합(M&A)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결합 제도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신고면제 대상 확대와 경쟁제한적 M&A에 대한 기업의 자진시정방안 제출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기업결합 제도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건이 연간 1100여 건을 상회하고 있으며, 항공·반도체·조선 등 국내 기업 주도의 굵직한 글로벌 M&A 증가로 해외 경쟁당국과의 공조 필요성도 점차 증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결합 법제는 40여 년 전 제도도입 당시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주요 M&A 심사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글로벌 기준과도 맞지 않는 다는 것이 이번 제도 개편의 배경이다.

이번 개편은 올해 6월말부터 10월말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개최된 ‘기업결합 법제 개편 전문
가 TF(이하 TF)’ 논의 결과, 도입시기 및 방식 등에 있어 TF 위원들의 의견이 합치됐던 단기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법개정 작업이 진행된다.

먼저 새롭게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기업결합은 △계열회사간 합병·영업양수 △PEF(사모집합투자기구) 설립 △임원총수의 3분의 1 미만 임원겸임 등이다.

이와 함께 기업이 스스로 경쟁제한성 해소에 유효·적절한 시정방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해당 시정방안이 경쟁제한성 해소에 객관적으로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조건부로 승인하는 절차를 도입해 심사의 신속성을 제고한다.

또한 심사과정의 투명성 및 자진시정방안 제출제도의 참여도 제고를 위해 심사기간 연장제도의 운영방식도 개선한다.

전성복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핵심인 신고면제 확대와 자진시정방안 제출제도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일부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초에 입법예고하고 상반기 중에 국회에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심사기간 연장제도 개선이나 자진시정방안 협의나 승인 절차에 대해서는 하위규정 제·개정을 해야 되는데, 이를 위한 연구용역도 법 개정에 맞춰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제 개편이 완료되면 기업 측의 신고부담도 대폭 완화되고 공정위 입장에서도 심사 역량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전 정책관은 자진시정방안 제출제도 도입 첫 사건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자진시정방안이기 때문에 이런 옵션이 있다는 걸 알려 주겠지만 선택의 몫은 기업결합 당사 회사들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어떤 사건에 자동적으로 그 절차가 적용될 거라고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자진시정방안의 불이행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체적인 규정화가 이뤄질 것인데, 이행강제금이나 자진시정방안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때는 기존의 시정조치 부과절차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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