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최근 2금융권에서 대출 중단에 나서면서 저신용자들이 돈을 빌리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체 등 2금융권이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사진=미디어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신용 대출을 받지 않고 웰컴저축은행은 웰컴중금리대출 신한저축은행은 햇살론 상품 신청을 중단했다. 대부분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을 통한 신청만 받고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대폭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권이 올해 금융당국에서 받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가이드라인은 사별 10.8~14.8% 수준이다. 중저신용자가 몰려 한도를 채운 회사들은 연말까지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대출 속도 조절을 통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캐피탈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은 최근 토스, 카카오뱅크, 핀다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자체 채널에서만 고객을 받고 있다. 지난달부터 보수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취급한 대출 규모가 평달의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OK캐피탈과 웰컴캐피탈도 외부채널을 통한 대출영업을 중단했다.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대부업체의 경우에도 조달창구가 막히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최근 대부업계 1위 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신규 대출을 아예 중단했다. 업계 2위인 리드코프도 기존의 20% 수준으로 신규 대출을 줄이고 있다. 상위 대부업체 10곳 중 5곳이 신용대출을, 7곳은 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2금융권에서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역마진을 우려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2020년 사상 최저 수준인 0.50%까지 내려간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전환해 현재 3.25%까지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7월 법정최고금리가 기존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되면서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대출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지자 예대마진도 축소됐다.

경기 악화로 연체율도 오르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더욱 줄이고 있다. 2금융권 차주의 경우 신용도가 낮은데다 다중채무자가 많아 금리 급등 영향을 가장 먼저 받기 때문이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저신용자의 연체율이 높다보니 법정최고금리인 20%로 대출이자를 적용해도 적자를 면하기가 어렵다”며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진데다 조달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취약차주에 대한 부담이 커져 신규 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년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출을 줄이는 곳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