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대중교통만 다닐 수 있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이달 20일부터 9월 말까지 승용차를 포함한 차량 통행이 전면 허용된다.  

서울시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을 오는 20일 0시부터 9월 30일 자정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승용차, 택시 등 모든 교통수단이 연세로를 드나들 수 있게 되는데, 지금은 버스와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 차량, 자전거만 통행이 가능했다.

단, 이륜차의 통행은 계속해서 상시 제한한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논란이 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의 필요성을 검증하기 위한 잠정 조처다.

▲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위치/지도=서울시 제공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학교 교차로까지 약 500ｍ에 이르는 거리로, 원활한 대중교통 운행과 보행공간 확보를 위해 지난 2014년 1월 서울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

승용차 등의 진입이 금지됐고 버스 등 대중교통만 제한적으로 운행이 가능했으며, 주말에는 버스도 못 다니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됐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신촌 상인 등은 상권 악화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차량 우회에 따른 교통 불편 등을 들어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해왔다.

이에 서대문구는 작년 9월 23일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서울시에 요청했고, 10월 9일에는 주말 차 없는 거리를 해제했다. 

반면 인근 대학생과 환경단체는 보행·문화공간 축소와 대기오염 유발 등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했고,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서대문구가 주최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관련 시민토론회에서도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토론회 이후 지난달 2일 서대문구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필요성 검증 등을 이유로 지구 운용 일시 정지를 서울시에 요청했다.

서울시는 서대문구와 함께 올해 1∼6월의 연세로 상권 관련 데이터(신용카드 매출자료, 유동인구 등)와 교통 관련 데이터(교통량, 통행속도, 지체율 등)를 조사하고, 7∼9월 중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어 그 결과를 종합, 9월 말까지 향후 운용 방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보도 폭 확대, 보행 장애물 정리 등으로 연세로 내 보행환경이 이미 개선됐다"면서 "지구 운용을 정지하더라도 시민의 보행과 통행 편의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