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 지역 아파트에 일률적으로 적용된 35층 높이 제한이 9년 만에 폐지되고, 도보로 30분 거리 내에서 주거·일자리·여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보행일상권'이 생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5일 공고했다고 밝혔다.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시가 추진할 각종 도시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으로, 국토계획법에 의해 5년 단위로 수립된다.

이번 계획은 기존의 경직적·일률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미래의 도시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유연한 도시계획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일률적·절대적 기준인 주거용 건축물의 35층 높이 제한을 폐지하고, 지역 여건에 따라 스카이라인을 관리케 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지난 2013년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 원칙'을 발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주거용 건축물 높이를 35층 이하로 제한했는데, 2040 기본계획이 확정 공고되면서 35층 높이 규제가 9년 만에 풀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아파트단지에서, 더 다양한 설계안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연면적이나 용적률 등은 유지되기에 건물이 간격을 두고 배치돼, 통경축(조망권 확보를 위한 공간)이 생기고 다채로운 경관을 만들어낼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서울시는 2040 기본계획에서 향후 20년 미래상으로 '살기 좋은 나의 서울, 세계 속에 모두의 서울'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7대 목표와 부문별 전략계획, 공간계획, 권역별 계획을 세웠다.

7대 목표는 보행 일상권 조성, 수변 중심 공간 재편, 기반시설 입체화, 중심지 기능 혁신, 미래교통 인프라, 탄소중립 안전도시, 도시계획 대전환이다.

보행일상권은 생활양식의 변화에 맞춰 주거·업무 등 공간의 경계를 허문 개념으로, 기존 주거 위주 일상 공간을 전면 개편해 서울 전역을 도보 30분 내에서 주거·일자리·여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미래의 도시 관리 패러다임으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제시했는데, 용도 지역별 지정 목적은 유지하면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융·복합적 토지 이용을 도모하는 유연한 운영·관리 체계다. 

비욘드 조닝이 도입되면, 땅의 용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고 복합적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용도지역 변경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입지규제 최소구역 등의 제도를 최대한 활용, 지역 특성에 맞는 다기능 복합지역을 조성할 계획이며, 미래 도시공간의 모습을 담아낼 새 용도지역제를 마련하고자 중앙정부와 협력하고, 학계·전문가·주민 등 다양한 주체와 공론키로 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를 반영해 유연한 도시계획으로 전환하는 것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의의"라며 "이번 계획이 청사진이 돼, 시민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 향상에 주요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