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매도 거래액 70%는 '외국인'…"불법행위 처벌강화 필요" 지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한 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이 재점화되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현행 공매도 제도를 전면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업계의 입장과 상충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 작년 한 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이 재점화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잠시 잠잠했던 공매도 관련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주가가 내려가면 다시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후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한국거래소 자료를 종합하면 작년 국내 증시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은 143조691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96조9177억원) 대비 48.2% 증가한 수준이다. 2021년의 경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구간이 있었기 때문에 전년 대비 수치가 시사하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다만 작년에도 공매도 거래가 주로 외국인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전체 공매도 거래액 중 약 70%인 101조원이 외인 공매도 거래분이다. 공매도 제도에 불만이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불만을 가질 법한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글로벌 스탠다르를 기준을 제시하며 공매도 전면 재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맞선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공매도 재개에 손을 들고 있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금융회사 160개를 회원사로 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는 최근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백서를 펴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서라도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한국 내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공매도 전면 재개가 언젠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매도 한시적 폐지' 청원이 올라온 이후 무려 3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동의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작년 11월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관점이 비슷하다. 현재의 공매도 거래에 대해 '역기능이 많다'고 답한 응답률은 62.5%로 '순기능이 많다'(16.2%)는 답변보다 훨씬 많았다.

공은 당국으로 넘어간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공매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천명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불법 공매도를 철저히 근절하겠다"고 강조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공매도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국내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공매도 관련해서는 개인투자자와 업계‧당국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당국이 적어도 불법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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