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에 현금성 자산 예치, 유동성 위험 관리
재무 안정성 바탕 부문별 수주 전략 차별화, 경쟁력↑
국내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대규모 공사 진행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글로벌 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건설업계 사이에서 윤영준 대표이사(사장)가 이끄는 현대건설이 유동성 관리를 통해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동시에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수주 실적을 통해 난국을 헤쳐 나가고 있다.

   
▲ 윤영준 대표이사(사장)./사진=현대건설 제공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윤영준 사장은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추인됐다.

윤 사장 취임 이래 현대건설의 자산 총계는 21조2286억 원으로 2020년 12월 말 대비 18.34% 증대됐다. 특히 유동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조8367억6600만 원으로 7분기 새 18.19%나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3636억 원으로 같은 기간 중 5.55% 증가했다.

2021년 말 부채율은 108.26%, 지난해 3분기에는 104.85%로 소폭 낮아져 재무 건전성도 확보했다. 그와 동시에 2조1597억8200만 원에 달했던 차입금 총계도 같은 기간 중 1조7227억7800만 원으로 20.23% 줄었다.

현재 고금리 등 각종 외부 변수로 건설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방 건설사들은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신용 위험 관리 차원에서 ㈜KEB하나은행 등의 금융 기관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장·단기 금융 상품을 예치하고 있다. 신용 등급이 우수한 시중 은행과 거래하고 있어 금융 기관으로부터의 신용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또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과 당좌 차월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이 같은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윤 사장은 부문별 수주 전략을 차별화 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선제적인 사업 발굴과 선점을 통해 수주 기회를 다양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있는 수주 물량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투자 개발·민간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해 미래 성장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 건설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공공 공사와 관련, 윤 사장은 발주처의 요구 사항을 미리 파악하고 경쟁력 있는 협력사 선점해 협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건설 산업 여건을 개선하고 글로벌 스탠다드 수주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토목 사업은 호황과 불황이 국가 거시 경제 지표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다. 현재와 같은 국가 경제 침체기에는 정부의 고용 유발·경기 부양 목적에 따라 사회 간접 자본·대형 국책 사업 발주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와 대곡-소사 복선 전철 등 주요 대형 공사를 수행해 토목 사업에서의 위상과 시장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서산 태양광 발전소 전경./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입각한 경영을 실천하고자 한다. 이에 맞춰 태양광·해상 풍력· 연료 전지·수소 에너지 등 신 재생 에너지와 복합 개발 등 신 수종 사업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탄소 중립이 전 산업군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020년부터 연 면적 1000㎡ 이상 공공 건축물 건립 허가·신고·심의 등을 신청하는 경우 제로 에너지 건축 인증이 의무화되고, 민간 영역 역시 2025년부터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앞서 현대건설은 2021년 전체 수주액 중 약 43%를 녹색 인프라 관련 건설 프로젝트로 구성해 관련 역량을 선제적으로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녹색 건설 시장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민간 도급은 발주처·공사 유형·지역적 특성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양질의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한다. 아울러 주택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서울·수도권·지방 핵심 지역 등 사업성이 양호한 우량 사업지를 적극 발굴한다. 또한 브랜드 영향력 확장·선도 브랜드 입지 강화에도 나선다.

윤 사장은 해외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원자재와 유가가 현지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사전 컨틴전시 플랜 등을 통해 수주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주력 시장인 중동의 쿠웨이트 슈웨이크 항만 추가 건설·개보수 공사와 필리핀 남부도시철도 4·5·6공구 신규 공사를 추가로 수주했다.

한편 경쟁 심화 일변도의 해외 건설 시장 상황을 고려해 네옴 러닝 터널 사업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협업하기로 했다. 해외 PPP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자 현대건설은 도급 외 투자 개발 사업의 적극 발굴 추진·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예상되는 사업 위주로 참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미주 지역에서는 PMO 방식의 인프라 공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항만·지하철·교량 등 사전 파트너링으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미국 원전 해체·소형 모듈 원전(SMR) 사업에 참여해 선진 원전 기술을 축적한다는 것이다.

부존 자원이 풍부한 독립 국가 연합(CIS)·남미 신흥국 경제 성장세가 증대됨에 따라 석유·가스 개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선진국에서도 각종 설비 노후화에 따른 플랜트 설비 교체 수요 증가로 설비 투자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수주해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많은 경험과 인지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추진력과 공사 수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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