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초 국내 증시에서 은행‧금융주들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내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외인‧기관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져가는 양상이다. 작년 증시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과 금융주 특유의 배당 매력, 그리고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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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국내 증시에서 은행‧금융주들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내며 선전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주들의 상승세가 국내 증시에서 돋보이고 있다. 올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지만 압도적인 테마는 존재하지 않는 증시 상황에서 금융주들의 상승세는 더욱 부각된다.
매수세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16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주식을 총 734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한지주의 외국인·기관 순매수액이 229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KB금융(2180억원), 하나금융지주(2072억원)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16일엔 신한지주 주식을 총 7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날 삼성전자 순매수액(670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올해 증시 개장 이후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금융주들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연초 이후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만800원에서 5만2600원으로 상승해 무려 28.92%나 상승했다. 신한지주(27.7%), KB금융(26.05%), 우리금융지주(18.22%) 등의 주가도 매우 빠르게 올랐다. 한국거래소가 은행업 대표종목의 주가 흐름을 토대로 산출하는 KRX 은행지수 역시 20% 넘게 올랐다.
금융주들의 약진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배당 매력’이 부각된 모습이다. 예를 들어 신한지주는 연초 경영포럼에서 ‘자본비율 12% 초과분을 주주환원으로 돌리겠다’는 원칙을 공표하며 금융주 상승세의 신호탄을 쐈다. 신한지주는 이미 작년에 두 차례에 걸린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자금조달 수요 확대로 기업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이 요인으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다수 금융주들의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시장에 확산되는 모습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은 자본비율과 자산건전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26%에 불과해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일정수준 이상의 자본비율과 건전성이 담보된다면 국내 금융지주들도 높은 배당성향을 가져가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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