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설 뜻을 내비쳤던 나경원 전 의원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친윤계 의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고심이 더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고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세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9일 당대표 출마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생각을 곧 정리해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며칠간 저의 정치 여정에 관해 생각해보고 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추가 물음에는 "무언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면서 "생각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라고 답했다. '반윤'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본인의 현재 포지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곧 생각을 정리해 말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
|
|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이 1월 11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앞서 지난 17일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및 기후환경대사직 해임을 두고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했고, 당 초선 의원 50명도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나 전 의원 측 박종희 전 의원은 "대통령께 사과해야 할 일인지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나 전 의원이)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강력한 입장이 나오면서 굉장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19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6, 17일 이틀 간 국민의힘 지지층 1,202명을 상대로 조사한 차기 당 대표 지지도에서 김 의원은 40.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 25.3%, 안철수 의원 17.2% 순이다.
이번 조사에서 김 의원 지지도는 7.8%포인트 상승한 반면 나 전 의원은 1.6%포인트 하락했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 두 후보 간 오차는 15.0%p로 오차범위(±4.3%p) 밖으로 벌어졌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김 의원 44.4%%로 9.2%포인트 상승했고 나 전 의원은 26.9%로 2.5%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안 의원은 3.7%포인트 감소한 12.1%, 유 전 의원은 0.8%포인트 상승한 7.1%, 윤 의원은 1.9%포인트 감소한 2.9%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2%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표본오차는 ±4.3%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