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영업손실 10조 전망·전력 수요 급증 영향…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 SMP 가격 부담 가중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분기 전기요금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지만, 추가적인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 한전의 주가는 2만400원으로, 지난달 28~29일 대비 7.8% 가량 하락했다. 요금 인상폭이 킬로와트시(kWh) 당 13.1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51.6원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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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공사 서초지사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
한전이 지난해 31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으나, 4분기 적자가 10조 원에 달하는 등 이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당초 전망 보다 1조 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한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파와 폭설로 지난달 전력 수요가 5만2086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적자 확대를 가속화시킨 요소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 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전기요금 인상폭이 11월 물가 전망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보인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인용, 4분기 용도별 요금조정(kWh당 평균 6.5%)을 포함한 지난해 전기요금이 25.8원 가량 인상됐다고 분석했다.
한전도 "최근 국제 연료가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동판 폭등했다"면서 "이를 반영한 전력시장도매가격(SMP)도 급등,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전은 지난해 1~11월 LNG값이 MMBtu당 34달러로, 2021년 대비 1.8배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석탄도 톤당 358.4달러로, 2021년 대비 2.6배로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전력시장 발전원별 구입실적을 보면 LNG복합화력의 경우 3조61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6139억 원 증가했다. LNG값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전력시장도매가격(SMP)도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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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P 추이/자료=전력통계정보시스템 |
지난해 월평균 SMP는 4월 처음으로 kWh당 200원을 돌파했다가 하절기 낮아졌으나, 9월 200원대로 재진입한 이후 지난달 역대 최고치인 267.63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SMP 상한제를 시행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달 태양광 정산단가는 kWh당 163.4원으로, 전월 대비 86.7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풍력도 237.7원에서 168.8원, 유연탄도 176.5원에서 162.8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LNG는 오히려 294.2원에서 296.1원으로 올랐다.
올 1월1일부터 기후환경 요금이 조정된 것도 요금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중 신재생에너지 의무이행 비용은 지난해 kWh당 5.9원에서 올해 7.7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비용은 0.8원에서 1.1원으로 올랐다. 다만, 석탄발전 감축 비용은 0.6원에서 0.2원으로 하향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연료비조정단가 상한선이 존재하는 한 '두부값이 콩 값보다 싼'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할 것"이라며 "SMP상한제도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드는 제도"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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