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친시장적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주택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당국에 더욱 확실한 지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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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중흥그룹 부회장)이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31일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중흥그룹 부회장)은 국토교통부 1·3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 이후 주택업계의 추가 건의 사항을 언급했다.
정 협회장은 “정부 당국이 적극 규제를 걷어냈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들이 잔존해 있다"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일정 부분 필요한 특정 분야는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경기 회복과 원활한 주택 공급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협회장은 "1997년 IMF 사태 때 집값이 많이 빠졌는데 이후로 공급이 부족했다"며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는 순간부터 집값은 폭등을 하게 돼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레미콘 가격은 2년 새 60%가 올랐고, 인건비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이 같은 요소들을 모두 반영하고 나면 건설 당시보다 10~20% 가량 높은 가격에 분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주요 건의 사항으로는 현 정부 270만 호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한 민간 주택 공급 기반 유지를 위해 원활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 등 △사업자 자금 조달 여건 개선 △미분양 주택 보유 주택 사업자 대상 유동성 지원 △주택 거래 정상화 지원 △탄력적 주택 공급 여건 조성 등이 나왔다.
안해원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상무이사는 "일정 부분 정부가 시장 개혁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대출 보증 허가가 사업자와 공동 명의로 자금 관리를 하는 경우에 한해 나오는 경우가 90% 이상"이라며 "실제 현장에 주택 사업자가 PF로 대출할 때에는 추가 수수료나 과도한 금리 인상 등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아 주택 당국이 이 같은 밑바닥 규제까지 해소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 기관들은 PF 대출 시 상위 시공사와 연대 보증하는 조건을 요구하고 과도한 분양률을 요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분양 주택 보유 주택 사업자 유동성 지원 문제와 관련, 정부와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안 이사는 "국토부는 준공 후 미분양은 악성 재고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정부 개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270만 호 공급 정책에 민간이 기여하려면 미분양 해소를 통해 자금 사정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정부의 매입 임대 목표량은 3만5000여 가구로, 6조1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편성돼 있다. 이는 가구당 약 1억7000만 원이 지원된다는 의미다. 과거 매입 임대를 위해 구입했던 아파트들의 단가는 가구당 3억~7억 원으로, 가장 저렴한 아파트의 경우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억 원 이상을 추가 부담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7110가구로 집계돼 LH가 미분양 물량을 모두 받아 줄 경우 단순 계산으로 7000억 원 이상의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매입 임대 대책은 LH가 얼마나 많은 물량을 받아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협회는 주택 거래 정상화 지원에 대해서도 호소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 처분 기존 주택,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는 매수인에게 DSR 적용을 배제하거나 완화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 30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은 DSR이 적용되지 않지만 무주택자와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어 준공 후 미입주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회는 미분양 주택 취득자에 대해 취득세 50% 감면, 5년 한시 양도세 감면·주택 수 특례 적용 등을 요청하고 있다.
아울러 탄력적 주택 공급 여건을 조성해 달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장기 일반 민간 임대 자금 융자 한도를 가구당 2000만 원씩 상향하고, 분양 주택 용지를 임대 주택 용지로 변경할 경우 임차인 모집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통합 심의 의무화를 통한 원활한 주택 사업 추진 차원에서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정부 차원의 건설 인력 공급을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제기됐다.
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금융 분야에 대한 추가 규제 완화 및 보완대책 필요하다"며 "서울·수도권에 향후 공급 부족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PF 조달 실패로 인한 공급 부족까지 막기 위해 공적 부동산 금융기관이 민간 금융 기관과 과감하고 보증·후순위·초과 수익 이전 등 획기적인 위험 분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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