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대기업 계열사들이 공격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며 올해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제약바이오업계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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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협회장이 30일 '제약주권 없이 제약강국 없다'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재계 서열 상위 20개 그룹 중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7곳이다. 삼성, SK, LG 등 기존에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던 기업 집단과 함께 롯데(롯데바이오로직스), GS(휴젤), CJ(CJ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카카오헬스케어) 등도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레드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자회사로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를 매각하면서 바이오 사업에서 손을 뗐던 CJ가 천랩을 인수해 CJ바이오사이언스로 이름을 바꾸며 다시 시장에 발을 내딛은 것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출범 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R&D)과 신약 개발 가속화에 집중해 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규 설립하고 위탁개발생산(CDMO)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를 마무리 지은데 이어 국내에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롯데 바이오 캠퍼스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는 등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특히 시러큐스 공장 항체의약품부터 화학의약품 접합까지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는 북미 최고 ADC 전문 위탁생산 센터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 30억 달러(3조 7335억 원)를 투자해 36만ℓ 규모 항체의약품 생산공장 3개를 포함한 롯데 바이오 캠퍼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오리온홀딩스 역시 지난해 11월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자회사로 신규 출범시켰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오리온홀딩스와 하이센스바이오의 합작사로 양사의 비중은 오리온 60%, 하이센스바이오 40%다. 사업 초기 단계인 오리온바이오는 치과질환 치료제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제약주권 확립을 위해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원희목 회장은 지난 2017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21대 회장에 취임한 후 2019년 2월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2월 이사장단 특별 결의로 한번 더 연임하며 현재까지 협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30일 원 회장은 '제약주권 없이 제약강국 없다'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제약주권의 토대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 제약바이오그룹과 당당하게 경쟁해 국부를 창출하는 출발점"이라며 "보건 안보가 최우선시되는 현실에서 국민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압도적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원 회장은 우선 제약바이오를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육성,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약속대로 제약주권 확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30조 원에서 오는 2028년에는 2307조 원으로 연평균 6%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필수의약품 생산역량 강화와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 등에 2조7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중국도 '건강중국 2030'과 '중국제조 2025'를 통해 2030년까지 바이오산업을 1800조 원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세계 주요국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 회장은 "미국의 모더나도 정부 지원에 의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3년은 걸릴 일을 3개월에 끝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도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지원 규모는 크지 않고 규제 허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원 회장은 또 필수·원료의약품·백신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산 원료의 자급화를 통해 제약주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정부 예산 지원이 부족하다"며 "지난해 보건의료 총 예산이 4조5000억 원인데, 이는 미국 NIH(56조 원) 대비 12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임상 2·3상에 정부 R&D 투자를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외에도 보험의약품 가격제도를 산업 육성 지원 기조에 맞춰 개선할 것과 국무총리 산하의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했다.
그는 "각국의 자국 공급망 중심주의 강화 여파로 원료의약품, 감염병 백신, 국가필수의약품 공급망 확충이 강화되고 있다"며 "원료의약품의 높은 해외 의존도는 공중보건 위기상황 발생 시 사회안전망 기능 상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외국에서 백신이 엄청난 속도로 개발된 것은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며 "제약주권, 제약강국, 국민들의 보건안보 차원에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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