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중구조 개선 위해 상생임금위원회 발족... 단기 대책에 더해 ‘상생임금 확산 로드맵’ 발표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임금격차 해소,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적 개편방안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학계와 현장,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실천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소재 프레스센터플라자에서 임금 이중구조 개선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2일 서울 중구 소재 프레스센터플라자에서 임금의 공정성 확보와 격차 해소 등 이중구조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 등 임금 문제를 총괄하는 중심 논의체로 ‘상생임금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과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위원회 위원은 학계, 현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부처도 포함해 구성됐다. 

이날 발족식에서는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 장관이 모두발언을 통해 ‘상생임금위원회’의 역할과 중요성을 위원들에게 강조한 후 위원들 간의 자유토론을 진행해 세부 논의과제, 향후 일정 등 위원회 운영과 관련된 사안을 논의했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여전히 연공성이 강하며 특히 유노조·대기업에서 연공성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인사·노무 역량이 취약해 전체 사업체의 61%가 임금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임금체계는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조직화된 근로자들에게는 과도한 혜택을,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게 해 노동시장 내 격차를 확대하는 등 이중구조를 고착화하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또한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과도한 연공성은 고령자의 계속고용을저해하는 한편,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을 줄이고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들의 반감을 일으켜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인식 아래에서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에서도 지난해 12월 고령자의 계속고용, 청년 일자리 창출,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임금체계 개혁을 국가적 과제로 권고하면서 임금 공정성 확보 및 격차 해소를 위한 ‘상생임금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바 있었다.

상생임금위원회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는 중심 추진체계로서 단순히 임금체계 개편 등 임금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매개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제도 개편 방안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구체적으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구현을 위해 원·하청 간 임금 격차가 심각한 업종에 대해서는 임금격차 실태조사를 실시해 격차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결과를 공표한다.

또한 미국 등 해외의 임금 투명성 정책, 임금 차별 방지 정책 등을 분석하고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임금체계 개편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로서 임금체계 개편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각종 지원금 우선 선정 등 구체적인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모색하며 중소기업 대상 임금체계 구축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조선업 상생협의회와 같이 원·하청 노사가 협력하여 연대임금·공동노사훈련 등 상생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업종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원·하청 상생모델을 개발하고 확산 방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임금격차 해소 및 임금체계 개편 등에 대한 종합 대책을 담은 ‘상생임금 확산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키로 했다.

한편, 위원회는 현장방문, 노·사·전문가 간담회, 청년 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하여 반영하고, 주요 논의 의제에 대해 분기별로 권고 또는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 교수는 “우리 노동시장은 노동법제와 사회안전망으로 보호받는 12%(대기업·정규직)와 보호에서 배제된 88%(중소기업·비정규직 등)의 구조로, 두 집단의 임금 격차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근로자들의 소득·사회안전망·능력개발 등 일자리의 모든 부분을 제약하고 청년들의 희망을 박탈하므로 위원회에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도 “이중구조 개선은 그간 소외됐던 근로자들과 미래세대인 청년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자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궁극적 목표”라며 “임금 격차는 이중구조의 바로미터이며 노동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임금이 이중구조의 해소의 핵심고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위원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위원회 활동을 통해 이중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상생과 연대의 노동시장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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