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누적판매 현대차 압도…코로나 이후 미국서 약진
미국 내구품질 조사서 기아 1위…현대차 6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빠른 변화를 선택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산하 브랜드 기아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 시기 이전 대비 미국시장 내 현대차 판매량은 6.8% 성장한 반면, 기아는 18%에 육박하는 성장을 보였다. 기아는 전기차 판매와 함께 내구품질조사에서도 현대차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다.

   
▲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기아 제공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산하 3개 브랜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미국 현지 전기차 누적판매가 10만 대를 돌파했다. 처음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한 2014년 10월 이후 8년여 만이다. 1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10만4326대에 달했다.

지난 2017년 첫 전기차를 선보인 현대차는 누적판매 5만1096대, 작년 첫 전기차를 판매한 제네시스는 1964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총 5만1266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보다 약 3년 앞서 당시 핫 아이콘인 쏘울의 전동화 모델 쏘울EV를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의 대부분이 2021년 이후 출시한 전용 전기차들이 세운 기록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올해부터 기아의 본격적인 시장 활약이 기대된다. 

실제로 1월 기준 현대차 아이오닉5의 판매가 989대에 머문 것과 달리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아 EV6 판매는 1110대를 기록했다. 좀 더 스포티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기아의 디자인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판매 뿐 아니라 기아 전체 판매도 미국 현지에서 최근 급성장 중이다. 지난 2018년 코로나 이전 기준으로 현대차의 연간 미국판매는 67만8000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약 59만 대를 판매했다. 기아의 판매가 현대차의 87%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현대차가 6.8% 증가한 72만4265대를 판매한 것과 달리 기아는 17.6%가 증가한 69만354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3배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현대차의 87% 수준이었던 미국 판매가 96% 수준까지 치솟았다 . 

   
▲ 기아 EV6./ 사진=미디어펜


품질평가에서도 기아는 현대차보다 높이 평가받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지난 9일 발표한 '2023년 내구품질조사'에서 고급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가운데 △제네시스가 2위(144점) △기아가 3위(152점) △현대차는 8위(170점)를 기록했다. 세 브랜드 모두 상위권이지만 상대적으로 기아의 평가가 현대차를 앞질렀다. 

이런 기아는 올해 초에는 2023 북미 올해의 차에 EV6가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기아는 3년 연속 일반 브랜드 1위에 오르며 '최우수 일반 브랜드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현대차는 18개 일반 브랜드 가운데 6위로 평가받았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급성장 중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같은 플랫폼과 부품을 공유하는 브랜드 이지만 서로지향하는 방향성이 다른 양사는 안정성을 강조하는 현대차와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기아의 성격차이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에 미국시장에서 기아의 선호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브랜드 이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발음이 어려운 "현대(HYUNDAI)"보다 대부분의 언어권, 특히 영어권에서 손쉽게 발음할 수 있는 "기아(KIA)"라는 브랜드 이름도 이미지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방지법(IRA)과 경기불황 등 쉽지 않은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 사지만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통해 목표달성에 문제는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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