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에서 4개월 연속 ‘사자’ 기조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상장 주식 수매수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서는 등 9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매수세를 이어 갈 것이냐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들어서만 8조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머지 않아 ‘차익 실현’을 통해 국내 증시에서 짐을 쌀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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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에서 4개월 연속 ‘사자’ 기조를 이어 가면서 언제까지 순매수세를 지속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6조14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6조384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코스닥 시장에선 238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지난달까지 순매수세를 보임으로써 외국인 투자자들은 4개월 연속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3조4950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미주(1조4940억원), 아시아(5490억원)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1조6210억원), 룩셈부르크(1조5960억원), 영국(9480억원) 등이 순매수했다. 반면 네덜란드(1500억원), 캐나다(1310억원), 버진아일랜드(590억원) 등은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1월 말 기준 보유한 국내 상장 주식은 636조원으로 전월 대비 62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전체 시가총액의 26.9% 수준이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기조를 이어 왔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29거래일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만 8조1961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에서도 86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건 단 5거래일뿐이었다. 외국인의 매수세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속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가중된 점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8조원의 순매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추가 매수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머지 않아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0~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7조2120억원을 사들인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1조6995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제까지의 패턴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2200 이하에서 적극적으로 순매수를 했다”면서 “2400선 후반에서는 일부 차익실현 전략을 이어가며 코스피를 매집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단기간에 8조원을 매수하면서 단기 매수 강도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주 추가적인 채권금리 반등 및 달러 강세, 원화 약세가 전개될 경우 외국인의 차익 실현 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또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 코스피의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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