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 이후 취업시장에서도 금융사들의 스탠스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던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상반기에만 1000명 넘는 인원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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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가 상반기에만 1000명 넘는 인원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만 1035명 안팎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계획은 지난 20일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가 참석한 금융위원회 주관의 '금융권 청년 일자리 간담회'에서 공개됐다.
세부 내용을 보면 역시 금투업계 내에선 증권사들의 채용이 가장 활발하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에만 12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업계 최대치다. 그 뒤를 삼성증권 95명, 미래에셋증권 90명, 한양증권 72명, 키움증권 70명 등이 잇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현대자산운용 24명, 한국투자신탁운용 15명, 신한자산운용 12명, 미래에셋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 각 10명, KB자산운용 8명 등의 계획이 나와 있다. 은행의 경우 전년 대비 채용규모를 늘렸지만 금투업계의 경우 수익성 악화 타격이 큰 편이라 일단 전년 대비 약 60% 수준에서 계획을 확정지었다.
한편 금융권의 이번 대규모 채용계획 발표에는 ‘위로부터의’ 맥락이 존재한다. 일단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일자리 간담회 자리에서 "금융사고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보안, 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등 관련 인력을 조속히 확충할 것"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에 방점을 찍으면서 은행권의 '이자장사'와 '돈 잔치' 등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이번 채용 계획은 그 이후에 범금융권 전체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100% 자연스럽다고만은 볼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사실 대형 증권사들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희망퇴직을 접수 받는 등 조직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작년 말 기준 직원 숫자가 3585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6% 줄었다. 그나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증권사별 공개채용 전형이 부활하면서 다른 대형사들의 직원 숫자는 늘어났다.
특히 금투업계 전반적으로 디지털‧기업금융(IB) 부문에서 채용이 활발한 편이다. 다만 채용규모가 당국이 원하는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만큼 업황이 아직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 상반기 채용계획은 회사별로 현재 수준에서 진행할 수 있는 최대치의 공채를 진행하는 걸로 보인다”면서 “하반기에 더 큰 규모로 채용을 진행하려면 우선은 업계 전반적으로 경영환경이 호전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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