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33명 중 28명 이달 임기 종료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들이 대폭 물갈이될 전망이다. 금융권의 '돈 잔치' 논란을 시발점으로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금융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경영진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 (왼쪽부터)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사진=KB금융그룹 제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33명 가운데 이달 말 임기가 완료되는 사외이사는 28명에 달한다. 지주별로는 KB금융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이달 중 임기를 만료하며, 신한금융은 11명 중 10명, 하나금융 8명 전원, 우리금융 7명 중 4명이 임기 만료 대상자다.

KB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6명 중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등 3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여정성, 조화준 후보와 중임 후보인 권선주 후보가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면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3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노성태(한화생명), 박상용(키움증권), 장동우(IMM프라이빗에쿼티), 정찬형(한국투자증권) 등 4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성배 IMM 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윤수영 후보 등 2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정찬형 이사는 경영 연속성을 위해 1년 임기로 재추천했다. 노성태, 박상용, 장동우 이사는 임추위에 앞서 사의를 표명했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규모를 현재 11명에서 9명으로 축소했다. 신한금융 사외이사는 12명이었으나 앞서 변양호 사외이사가 올해 초 자진 사퇴했다. 김조설 사외이사를 제외한 10명의 임기가 이달 끝난다. 10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박안순·허용학 사외이사가 물러날 예정인 가운데 신한금융은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지 않고 나머지 8명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백태승 연세대 교수,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강원, 권숙교, 박동문, 이강원 사외이사 등 8명 전원이 이달 임기를 완료한 가운데 교체 폭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주요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함으로써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금융사의 '돈 잔치' 논란을 시발점으로 당국이 금융사를 향한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적극 부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업무계획 발표에서 "금융사가 스스로 위험요인을 시정할 수 있는 책임경영문화 확산을 위해 금융사 지배구조가 합리적으로 작동되도록 감독 및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구체적으로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은행의 지배구조 구축현황과 이사회 운영 및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신한금융은 오는 23일, KB금융과 우리금융은 다음날인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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