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우리나라가 부동산은 대마불사,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견해가 잡혀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이 과거 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만약 자녀들(젊은 세대)이 대출로 집을 사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겠나'라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하며 "이자율 등 생각할 때 젊은이들이 자기 능력에 맞춰 고민하고, 더 신중하게 자산을 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지난 2년간 집값이 40% 올랐는데 작년 한 해 집값이 평균 19∼20%나 떨어졌다. 올해 너무 빨리 하락해서 금융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으냐는 관찰 중"이라면서도 "올해 1∼2월 떨어지는 속도가 완화돼 연착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은행 과점 체제 개선 시도에 대해선 "은행이 면허를 받는 산업이기 때문에 과점 체제 부작용을 막는 것은 당연하고, 정부가 개입해 예대금리차 정보를 공개하며 이윤을 성과급보다는 금융안정에 출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며 "다만 민간 중심의 은행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대 마진, 이자율에 많은 비판이 있다. 국내 은행 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다른 나라보다 이 문제가 더 두드러진다"며 "20~30년짜리 부동산 대출을 고정금리로 내주려면 은행들이 자기 위험 관리를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국채 20~30년짜리 선물 시장 등이 없어 은행이 ‘헤지’(위험 상쇄)할 방법이 없다. 구조 개선에 한은뿐 아니라 정부도 더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선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낮아졌는데, 3월의 경우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다만 우리(한은)는 국제 유가가 올해 배럴당 70∼80달러로 유지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유가가 90달러 이상 10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공공요금 조정도 예정된 만큼 6월 이후에는 이런 변수들을 다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