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측 '에스엠 지분 공개매수' 한국투자증권이 주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지분 확보를 위해 최대 1조2500억원을 투입한다고 이날(7일) 공시하면서 다시 한 번 에스엠을 둘러싼 ‘인수합병(M&A) 전쟁’ 구도에 불이 붙었다. 겉으로는 카카오와 하이브가 전면전을 치르고 있지만 알고 보면 공개매수를 주관하는 대형 증권사들 역시 무대 뒤에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 카카오 측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예고한 가운데 공개매수를 주관하는 대형 증권사들 역시 무대 뒤에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엠을 둘러싼 공방전이 양상을 바꿔가며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에스엠 지분 확보를 위해 최대 1조2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공개매수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이번 시도를 통해 에스엠 지분 최대 40%를 확보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전일 종가인 13만100원 대비 15.3% 높은 15만원이다. 에스엠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35%에 해당하는 비중이며, 공개매수 종료일은 오는 26일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동시에 참여해 각 17.5%씩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주식보유 비율은 각각 3.28%와 1.63%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이브의 경우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는 전체의 1% 미만에 그치며 실패로 돌아갔다. 그 이후 다시 한 번 ‘M&A 전쟁’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대결이 비단 하이브 vs 카카오의 대립각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카오 측의 공개매수 결제대금에 해당하는 자기자금 약 1조2500억원은 현재 한국투자증권에 개설한 계좌에 예치된 상태다. 한투가 주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투는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이기도 해서 카카오 측과 거리가 가까운 회사다.

앞서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 과정에서는 삼성증권이 주관 업무를 대행했다. YTN 매각업무를 포기하면서까지 달려들었고, 이때 책정된 수수료만 해도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거대 M&A 주관 업무가 하나의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주관사가 되기 위한 물밑 경쟁 역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 수수료가 코스닥 기업 상장주관 수입을 상회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사례들을 보면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때는 NH투자증권, 한샘 때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현재까지 공개매수 시장에서 최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회사는 NH투자증권이다. 지난 2020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 3년간 진행된 공개매수 거래 24건 중 11건을 NH투자증권이 독식한 것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총 3건의 공개매수를 주관했음에도 총 매수액은 물경 1조7300억원 규모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업들의 공개매수 사례가 자본시장은 물론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사례가 늘어났다”면서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증권사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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