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오는 23~24일 정기주주총회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3~24일 일제히 열린다. 이번 주총에선 최고경영자(CEO) 및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굵직한 안건들이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은행권의 '돈 잔치' 논란을 시발점으로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금융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이번 주총에서 다뤄질 지배구조 안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 (왼쪽부터)신한·KB·우리·하나금융지주 본사 전경./사진=각 사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의 주요 안건은 진옥동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함으로써 그룹의 '세대교체'를 화두로 과감한 쇄신 인사에 나섰다. 4년간 신한은행장을 역임하며 사상 최대 실적과 '디지털·글로벌'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 진 내정자는 무난히 주총을 거쳐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도 임종룡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초 차기 회장 후보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선임했다. 임 내정자는 24일 주총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 평가받는 임 내정자는 전날 임기가 만료된 8개 자회사 중 7개의 CEO(최고경영자)를 전면 교체하며, 그룹의 '조직혁신'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이번 주총에선 주요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 대거 오를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총 33명 가운데 이달 말 임기가 완료되는 사외이사는 28명에 달한다. 지주별로는 KB금융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이달 중 임기를 만료하며, 신한금융은 11명 중 10명, 하나금융 8명 전원, 우리금융 7명 중 4명이 임기 만료 대상자다.

KB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6명 중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등 3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우리금융도 4명의 사외이사가 임기를 이달 마치는 가운데 지성배 IMM 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윤수영 후보 등 2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규모를 현재 11명에서 9명으로 축소했다. 신한금융 사외이사는 12명이었으나 앞서 변양호 사외이사가 올해 초 자진 사퇴했다. 김조설 사외이사를 제외한 10명의 임기가 이달 끝난다. 10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박안순·허용학 사외이사가 물러날 예정인 가운데 신한금융은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지 않고 나머지 8명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백태승 연세대 교수,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강원, 권숙교, 박동문, 이강원 사외이사 등 8명 전원이 이달 임기를 마친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함으로써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융사의 '돈 잔치' 논란을 시발점으로 당국이 금융사를 향한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적극 부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업무계획 발표에서 "금융사가 스스로 위험요인을 시정할 수 있는 책임경영문화 확산을 위해 금융사 지배구조가 합리적으로 작동되도록 감독 및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구체적으로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은행의 지배구조 구축현황과 이사회 운영 및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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