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6일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대승적 결단”이라 밝힌 것에 대해 ‘선제적 양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 남아 있는 한일 간 현안에 대해 우리정부의 외교력이 어떻게 펼쳐질지 더욱 주목된다.
특히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는 일본과 지근거리에 있는 우리에게 민감한 현안으로 꼽힌다. 국내 여론이 나빠질 경우 자칫 한일 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폭발사고 이후 후쿠시마 1원전에서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도쿄전력이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후 저장탱크에 보관해왔지만 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 방류가 불가피해졌다.
일본정부는 올해 6월 전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할 예정이다. 그런데 도쿄전력이 지난달 14일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한 ‘방류 계획 개정안’을 통해 바다에 흘려보내기 전 오염수의 측정 및 평가 대상 방사성 핵종을 기존 64개에서 30개로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은 ALPS로도 제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은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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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지난 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오염수 저장탱크를 설명하고 있다. 2023.2.6./사진=연합뉴스 |
외교부는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당국간 실무협의를 개최하기도 한 바 있으며, 이번에 이도훈 2차관가 직접 IAEA 정기이사회에 참석하는 방식을 통해 IAEA의 철저한 검증 및 종합보고서의 조속한 발표를 요청하고, 일본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이 차관은 먼저 6일 IAEA 이사회에서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이라는 의제로 발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과학적·객관적 관점에서 안전하고 국제법 및 국제기준에 부합해 처리되어야 한다는 우리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이사회에서 실질적인 정책이 결정되는 점을 감안해 이 차관은 IAEA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배출 계획의 안전성을 국제원자력 안전기준에 따라 과학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이 검증 결과를 포함한 종합보고서의 조속한 발표를 요청했다.
아울러 이 차관은 일본정부를 향해 안정성 평가 관련 요구에 대해 적극 협력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책임 있는 대응을 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 차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로 4차례 일본을 방문한 구스타보 카루소 IAEA 모니터링 TF 팀장을 만나 그동안 검증 현황을 상세히 보고받고, 향후 IAEA의 검증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
이번에 이 차관은 ALPS 처리된 오염수 성분을 분석하고 있는 IAEA 산하 연구소(사이버스도르프(Seibersdorf) 소재)를 방문해 연구소 관계자로부터 오염수 분석작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장을 시찰하기도 했다.
이 차관은 7일엔 라파엘 그로씨 IAEA 사무총장, 마시모 아파로 IAEA 안전조치 사무차장, 로버트 플로이드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기구 사무총장을 잇따라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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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이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3.7./사진=외교부 |
특히 그로씨 사무총장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논의하면서 IAEA가 과학에 기반해 일본측의 배출계획에 대한 철저한 안전성 검토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을 요청했다. 또 IAEA 활동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우리 전문기관 및 연구소의 지속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 차관은 IAEA가 실시 중인 검증 활동에 대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가운데 우리를 포함해 태평양도서국 등 이해관계국들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양측은 이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한편, 이 차관은 IAEA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원전의 안전·안보, 북한 핵활동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우리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인 원칙으로 해 과학에 근거한 객관적인 판단에 따라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검증하고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는 한일 간 외교채널을 통해서 우리의 안전성 검증에 필요한 정보를 일본 측에 요구하는 등 필요한 협의를 계속해 오고 있다”며 “우리 전문가와 연구기관이 IAEA 안전성 검토와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외교적인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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