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과 관련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
|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한은이 9일 발표한 '2023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경제의 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2%)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1월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0%로 인상했다. 국내경제 성장률이 작년 11월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경제 및 IT 경기 회복 등으로 국내 성장세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부진 심화와 금리상승 영향 확대 등은 경기하방 위험 요인으로 잠재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글로벌 경기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수요의 위축은 우리 경제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금리상승 영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높은 가계부채 수준, 주택시장 부진 등은 경기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에 대해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곡물가격 등 공급측 물가상승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면서 점차 둔화되겠다"면서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과 유류세 조정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향후 국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 및 물가목표로의 수렴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앞으로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이 크게 둔화되는 경우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주요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양상과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