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공매도 일일 거래대금' 4161억원…5년만에 최대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코스피(유가증권시장)를 압도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2차전지주들의 질주에 시선이 집중된다. 공매도 세력들의 표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간 2차전지주들이 국내증시 분위기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를 한 외국계 금융회사 2곳에 60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최초로 부과하며 공매도 이슈의 분위기를 바꿨다.

   
▲ 최근 공매도 세력들의 표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간 2차전지주들이 국내증시 분위기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기준 한국거래소 자료에 의하면 지난 6일 코스닥 공매도 일일 거래대금은 4161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8년 2월 6097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과열종목 지정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공시는 모두 132건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8건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공매도 과열 공시는 코스닥 종목이 120건으로 사실상 대부분이었다. 

이는 최근에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상현상’과도 연관돼 있다. 코스닥 일일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압도한다거나, 2차전지 관련주들이 코스닥 시장 전체 장세를 ‘나홀로 주도’하는 현상 등이다. 2차전지주들의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공매도 거래자들의 타깃이 된 부분도 특징적이다.

코스닥 상장기업 중에서 이달 들어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솔브레인 29.3%, 펄어비스 23.9%, 동국제약 23.6%, 카카오게임즈 23.3%, 케이엠더블유 23%, NICE평가정보 21.9% 등이다. 

이 가운데 최근 거침없는 상승세를 기록한 2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이 226만건으로 코스피·코스닥 통틀어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전체 거래량도 2066만건으로 급증했기 때문에 공매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11%를 기록했다. 같은 업종의 엘앤에프 역시 공매도가 58만건(9.2%)으로 집계됐다.

현재 부분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는 공매도 이슈는 한국 증시에서 최고의 논쟁적 이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해선 언젠가 공매도를 전면재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한편, 현재와 같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조성된 공매도 환경부터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반론이 함께 나온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한 외국계 금융회사 2곳에 총 60억 50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 조치를 내려 눈길을 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일 정례회의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A사와 B사의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각각 21억 8000만원, 38억 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의결했다고 공지했다. 

이는 자본시장법 개정(2021년 4월 시행)에 따라 공매도 규제 위반에 대한 제재가 과태료에서 과징금으로 강화된 이후 첫 적용 사례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규제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한 대응 기조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국내증시 공매도 이슈와 관련된 분위기를 한 차례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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