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지표들이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했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대출금리 상승 흐름이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
|
|
▲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지표들이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주요 은행들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도 하향 조정된다.
국민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92~6.32%에서 연 4.33~5.73으로 떨어졌다. 앞서 지난 9일 발표한 가계대출 상품 금리 인하 조치가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코픽스 하락분보다 더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연 5.39~6.39%에서 연 5.10~6.10%로 인하된다.
은행연합회가 전날 공시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3.82%)보다 0.29%포인트 내린 3.53%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된 뒤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의 수신상품 금리 변화를 반영한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는 반면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새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시장금리 변동이 즉각 반영된다.
SVB 파산 여파에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SBV 파산 과정에서 연준의 지난 1년간 고강도 통화 긴축이 은행 자산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면서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낮아지면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에서 다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한은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관측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초과하지 않는다면 미 연준이 3월 FOMC에서 점도표를 5.50~5.75%로 상향 조정하고 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에 그치거나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 경계가 지속되겠지만, 긴축 종반부에서 은행권에서 발생한 금융안정 문제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