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토스뱅크가 혁신금융의 일환으로 지난 24일 선보인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이 때 아닌 '은행 부실론'으로 연결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예금을 확보하자마자 선이자 (세전) 연 3.5%를 지급하는 게 사실상 부족한 예금을 메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인데, 홍민택 토뱅 대표는 "사실무근이며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일축했다.
혁신금융 서비스의 일환으로 십여년 전 시중은행에도 있었던 상품을 재해석해 내놓았을 뿐이고, 선이자나 후이자 모두 재무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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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은행 부실론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일축했다./사진=토스뱅크 제공 |
홍 대표는 27일 윤창현 의원실이 주최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사실무근이며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선이자 정기예금은 기존 금융권에 있던 상품으로, 고객에게 이자를 먼저 제공해도 재무적으로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이체방크 위기설 등으로 금융 시장이 불안해서 생기는 일 같다"며 "실제로는 관련해서 우려할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선이자 예금 상품은 수신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이 이자를 받는 불편한 경험을 개선하고자 출시한 것"이라며 "이는 '먼저 이자 받기' 시리즈 2탄으로, 향후 이것을 브랜딩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토스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과 관련된 글들이 재확산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앞서 토뱅은 지난 24일 먼저 이자 받는 예금 상품을 새롭게 선보였는데, 이 상품이 은행 부실론 조장의 씨앗이 됐다. 유동성 위기를 메우기 위해 '선이자 지급'으로 예금 고객을 유인해 수신잔고를 채우려는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상품은 3·6개월 중 기간을 선택해 자금을 넣어두면 가입일 또는 재가입일에 보관기간에 해당하는 이자를 연결된 계좌로 먼저 입금해준다. 예금을 중도해지할 경우 가입일에 받은 이자를 차감한 뒤 세후 중도해지 이자가 포함된 보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보관금액은 100만~10억원이며, 예치금 이자는 연 3.5%다.
결국 돈을 예치하고 먼저 이자를 받느냐, 시중은행처럼 나중에 돌려받느냐의 차이로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갖게 되는 금액은 동일하다. '조삼모사'인 셈인데, 의혹을 제기하는 측은 이를 재무건전성 강화 용도로 개발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토뱅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재무적으로 (선지급이나 후지급이나) 전혀 차이가 없고, 예금을 끌어 들이려면 금리를 높여야 하는 게 맞는다"며 "오히려 수신이 많아서 비용부담이 되는 입장이다"고 해명했다. 기존 '지금이자받기'와 같은 이자받는 경험을 새롭게 브랜딩하기 위해 마련한 수단으로, 금융편의 서비스 개발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십여년 전에 시중은행에 있던 상품인데 조금 사장됐었다. 과거 개발 과정에서의 문제였는지, 고객 반응이 없어서였는지는 모르겠다"며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소비자로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창조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토뱅 측은 이러한 고객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토뱅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예·적금잔액은 총 23조 2000억원으로 지난 9월 말 23조 1445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대출잔액은 작년 3월 2조 6000억원에서 9조 3000억원으로 4배 가량 급증했다. 예대율은 44%로 전년 동기 12.4% 대비 대폭 개선됐다. 토뱅 측은 "올해 하반기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건전성 지표도 우수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833.5%로 작년 9월말 920.58%보다 하락했지만, 은행권 평균인 100%에 견주면 압도적으로 높다.
LCR는 현금과 국공채 등 고유동성 자산을 30일간 순현금유출로 나눈 값으로, 뱅크런을 대비해 은행들이 즉시 현금으로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토뱅의 고유동성자산 규모는 14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만기 5년 이상 장기채' 비중은 전체 유가증권 대비 0.36%에 불과하다는 후문이다. SVB는 전체 자산 대비 55%를 유가증권으로 보유했는데, 그 중에서도 금리 변동성이 큰 장기채 투자비중이 컸다.
반면 토뱅의 경우 자산 대비 유가증권 비중이 55.5%에 달하지만, 유동화가 쉽고 금리 변동성이 적은 단기채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208%로 시중은행 대비 2배 가량 높아, 장기간(1년 이상) 필요한 은행의 보유자산에 따라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토뱅은 최근 추가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1조 650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했다.
토뱅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안정적인 자본 확충과 보유 여신 대비 안정적인 수신고를 바탕으로 성장하며 올해 BEP(손익분기점)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고객 중심적인 혁신 서비스와 고객의 금융 주권을 생각한 서비스와 상품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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