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전비서관·외교비서관에 이어 대한민국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을 새로 임명한 가운데, 30일 주미 한국대사 내정 및 국립외교원장 인선까지 단행했다.
대통령이 대대적인 외교라인 재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향후 대외기조가 어떻게 드러날지, 기존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 사퇴함에 따라 공백이 생긴 외교안보 라인을 당장 재구축하고 나섰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하면서, 조 실장이 맡아온 주미대사 자리에 곧장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을 내정했다. 미 정부에는 아그레망을 신속히 요청할 방침이다.
이번 외교라인 재정비에서 주목되는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갑작스러운 재정비에도 김 차장은 자리를 지키면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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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0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신임 국가안보실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윤석열 대통령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사진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조 실장은 임명 첫날부터 윤 대통령의 외교 관련 일정을 모두 수행하고 현안에 대해 틈틈이 보고하면서, 외교안보 총괄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우선 향후 외교과제로는 '반일 감정'에 기댄 일부 국내여론 설득을 비롯해 리스크 관리, 북핵 대응, 한미동맹 속 한미일 3각협력 구축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내놓은 징용 해법이 대대적인 반일 여론을 불러일으키면서 야당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일관계를 비롯해 한미일 협력 강화에 있어서 보다 신중하고 철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 실장은 30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인사말을 통해 "지금 굉장히 중차대한 시기인데 안보실장이라는 자리를 맡게 돼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난 11개월 동안 윤석열정부의 국정목표인 '글로벌 중추국가' 건설을 위해서 주춧돌을 잘 놓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 실장은 "저는 그 주춧돌 위에, 그 토대 위에 좋은 내용으로 집을 지어서 윤석열정부의 국정목표를 완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안보실을 포함한 대통령실의 전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원팀으로 노력해 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와 관련해 "윤석열정부가 들어 설 때 한미동맹 우선,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외교 방향을 세웠고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 한미일 협력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외교적 디테일을 가미하는 데는 현장 외교 경험이 있는 조 실장이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조태용 실장 사이에서) 여러차례 보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충분한 소통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외교 기조에 대한 보완 차원에서 외교라인 정비를 마친 윤 대통령이 잇달아 갖게 될 미국 국빈방문 및 G7 정상회의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