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화진 환경부장관이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전남·광주 상황과 관련, 4대강 보를 비롯한 16개 보의 활용방안을 담은 중장기 대책을 내놨다. 즉, 정부가 보의 역할이 가뭄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
|
▲ 윤석열 대통령이 3월 31일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 한화진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가뭄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
한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가뭄을 계기로 보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보를 과학적이고 더 긍정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7개 보는 관리수위로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9개 보는 관리수위보다 낮은 수위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이번 중장기 대책은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순천 주암조절지댐 방문 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극한 가뭄 등 기후위기 상황에서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함에 따라 이뤄졌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심각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광주·전남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이번 중장기 가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이번 중장기 가뭄대책은 장래 물 수요 예측값과 주암댐, 섬진강댐 등 주요 6개 댐의 물공급능력을 재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예상되는 생공 용수 부족량을 산정했으며, 가뭄 정도에 따라 1단계 기본대책과 2단계 비상대책으로 구성됐다. 또한 전남 섬 지역은 여건과 특성에 맞는 별도 맞춤형 대책이 마련된다.
1단계 기본대책은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댐별로 과거에 발생했던 가장 큰 가뭄이 동시에 발생한다고 가정 시, 생공 용수 부족분 하루 45만t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 담겼으며, 2단계 비상대책은 1단계 대책으로 확보한 물량에 더해 하루 16만t 이상의 용수를 추가 확보하는 방안이 담겼다.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물 공급체계가 조정된다. 주암댐에서 그동안 광주·목포 등에 공급하는 물 양의 일부를 여유가 있는 장흥댐에서 대체 공급하고, 이렇게 확보된 주암댐 여유물량은 여수 산단에 보낼 수 있도록 도수관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양 산단에 용수를 공급하는 수어댐에 물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주암조절지댐에서도 광양 산단으로 용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비상공급시설의 설치를 검토한다.
대체수자원 확보로는 우선, 여수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하수 재이용과 발전 온배수 담수화를 통해 확보된 물을 여수 산단에 공급한다. 이와 함께 지하수저류댐과 지하수 공공관정을 개발해 가뭄취약지역에 안정적인 물 공급기반을 마련한다.
이외에도 노후된 상수관망을 교체·개량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통해 2035년까지 연간 4200만t의 누수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여수 시민이 한 해에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 또 가뭄 지역에 수계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한 장관은 “영산강 인근 경작지의 농업용수는 하천수를 활용하고 상류 농업용 저수지 물은 생공 용수로 공급하는 방안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며 “상시적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전남 섬 지역을 대상으로 지하수저류댐을 설치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 낙동강, 금강 유역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극단적 가뭄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기후위기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발표한 4대강 보 철거 연구용역 결과를 번복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시 용역은 보 해체를 전제로 보 해체에 필요한 기술적인 방법을 연구용역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장기 대책과 보의 처리방안은 별개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