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내 석유화학업계가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다. 환경 오염 주범이라는 석유화학 특유의 오명을 씻어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충족하는 동시에 부가가치도 높아서다.
6일 업계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연평균 7.5%씩 성장해 2026년 8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 플라스틱 원료로 가장 널리 쓰이는 압축 페트(PET) 가격은 2021년 12월 kg당 330원에서 지난해 384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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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회용컵 등 폐플라스틱 모습./사진=연합뉴스 |
현재 업계는 진정한 플라스틱 재활용이자 재활용률이 높은 화학적 재활용 공정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화학적 재활용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열분해 추출에만 300~800도의 열에너지가 필요하고, 탄소도 배출된다.
공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만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2024~2025년쯤부터는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화학, SK지오센트릭·SK케미칼, 롯데케미칼, GS칼텍스 등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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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석문산업단지에 들어설 당진공장 착공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사진=LG화학 제공 |
◇ LG화학,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에 대규모 투자
LG화학은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석문산업단지에서 국내 첫 초임계 열분해 공장과 차세대 단열재 에어로젤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LG화학은 열분해유 생산시설 등 건설에 총 3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로 연간 2만 톤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영국의 무라 테크놀로지(Mura Techonology)사와 협업을 통해 초임계 열분해 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열분해유 생산과정에서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 석유화학에 활용가능한 ‘원료용 열분해유’ 생산이 가능하게 만들 예정이다.
또 중소폐기물 처리업자로부터 열분해유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펠릿, 플레이크 형태로 가공된 것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화학 제품 원료용으로 생산하는 대규모 시설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LG화학은 생산된 열분해유를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해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SK케미칼, 폐플라스틱 재활용 순환경제 구축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 SK지오센트릭도 지난 1월 영국 플라스틱 열분해 전문기업 '플라스틱 에너지'와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2025년 세계 최초로 조성하는 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울산 ARC)를 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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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지오센트릭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단지 '울산 ARC' 조성을 위해 미국의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관계자들과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진행된 양사 기술 협의 자리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SK지오센트릭이 1조7000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 '울산 ARC'는 세계 최초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로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페트(PET) 해중합 △열분해·후처리 등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췄다. 2026년 상용화에 돌입하면 연간 약 25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프랑스 북동부 생타볼(Saint-Avold)지역에도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을 건설해 탄소중립 선도 권역인 유럽 내 순환경제 구축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도 전통적 화학사업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변주를 주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Shuye)로부터 화학적 재활용 원료·페트 사업과 관련한 자산을 13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해중합 공장과 해중합 공장에서 생산된 '재생 플라스틱 중간재'(r-BHET)를 투입해 다시 페트를 만드는 CR-PET 생산설비다.
이를 통해 SK케미칼은 경쟁사보다 1~2년 빠르게 화학적 재활용 원료의 상업화 체계를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롯데케미칼, 효성티앤씨, GS칼텍스 등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도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친환경 섬유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이 체계를 잡으면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플라스틱 재활용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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