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이후 4회 연속 하향 조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우리나라 올해 경제 성장 전망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유화 등의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 우리나라 올해 경제 성장 전망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유화 등의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사진=김상문 기자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기관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IMF) 전날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4회 연속 하향 조정이다. IMF는 지난해 7월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2.1%로 내린 후 10월 2.0%, 올해 1월 1.7%로 끌어내렸다.

국내 기관의 우리나라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은 지난 2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6포인트 내린 1.5%로 제시했다. 한국은행도 전날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하며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연간 성장률은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기존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금융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을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4월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의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국내 물가 하락과 경기 위축 장기화 우려가 지목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 초반대로 떨어지며 둔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으로 경기 위축을 부추기기보다는 금리를 현재의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향후 물가 경로와 경기 상황 등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8월 5.7%, 9월 5.6%, 10월 5.7%, 11월 5.0%, 12월 5.0%, 올해 1월 5.2%로 5%대 물가를 이어오다 2월 4.8%로 4%대 물가로 떨어졌다.

김웅 부총재보는 지난 4일 회의에서 "2월 전망 당시 예상한 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졌다"며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큰 폭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월 경상수지는 흑자 전환에 실패하며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1월(42억1000만달러)에 이어 2월에도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의 영향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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