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국내 주요 기업이 동행해 경제사절단 역할을 수행한다.
재계에서는 대규모 경제사절단 방미를 통해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핵심 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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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주요 참석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 주요 그룹, 방미 경제사절단 총출동…"첨단기술 동맹"
20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방미 길에는 국내 122개 기업 대표자가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함께 한다.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이 모두 포함됐다.
주요 그룹에서도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최수연 네이버 CEO, 이규호 코오롱 사장 등이 함께 간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대기업 19개, 중소‧중견기업 85개, 경제단체 및 협‧단체 14개, 공기업 4개 등 총 122개 기업·기관이 포함됐다. 특히 4대 그룹 총수와 경제 6단체장이 모두 참여하는 건 지난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의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지원하기 위해 재계가 총출동한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중소‧중견기업의 미국 시장진출과 혁신스타트업의 성장 지원을 위해 전체 사절단 중 약 70%에 해당하는 중견‧중소기업 85개사를 선정했다"며 "이번 사절단의 테마가 첨단산업인 만큼 반도체‧항공우주‧방위산업‧에너지‧바이오‧모빌리티 분야의 기업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의 경제 분야 핵심은 한국과 미국의 첨단기술 동맹 강화에 있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9일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경제·외교적 의미는 첨단기술 동맹의 강화”라며 “구체적으로는 △공급망 협력 △첨단과학기술 협력 △세일즈 외교를 통한 수출 확대와 첨단기업 투자 유치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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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사진=삼성전자 제공 |
◇ 美 무역기조 틀 안에서 논의 전망…"극적 효과 기대 어려워"
재계는 내심 이번 순방에서 미국이 최근 취하고 있는 무역 조치로 인해 우방국인 한국 산업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이 논의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미지수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주도 아래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무역 제도를 들고 나와 반도체, 전기차, 2차 전지 등 미래 핵심 산업 분야의 자국 산업 보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산업 팽창을 억제하려는 의도 외에도 우방국 산업에 미국 영향력을 강화하고 자국 산업을 최우선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국빈 방문에서 미국이 두 제도와 관련해 한국에 추가적 호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미 투자를 촉진하는 수준의 당근을 제시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미국이 윤 대통령의 방미 이전에 반도체법과 IRA의 세부지침까지 확정한 것도 조정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양국 대통령이 만나더라도) 탈중국 수위를 조절할 만한 논의가 나올 분위기는 형성되기 어려울 듯 하다"며 "어디까지나 반도체법·IRA 틀 안에서 논의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이슈는 이미 가이드가 나온 상황이므로 미국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첨단산업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향의 대화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며 "총수들이 직접 미국 현지 분위기를 확인하면서 향후 투자 전략을 구상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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