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도시 서울 기본 계획' 수립…5년간 1조 2000억원 투입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가 돈의문 실물 복원을 다시 추진하고, 풍납토성 복원을 위한 핵심 권역 보상과 지역 주민들의 정주 환경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 계획(2023∼2027)'을 수립했다고, 26일 밝혔다. 

관련 사업 추진에 5년간 총 1조 2840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는 우선 경복궁, 광화문 월대, 덕수궁 선원전 등 조선시대 핵심 유적들을 복원한다.

특히 한양도성의 사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이 되지 않은 돈의문(서대문)의 실물 복원을 기본 구상 수립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추진한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인 지난 2009년 돈의문 복원을 추진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좌초된 바 있다.

   
▲ 홍제천 상류와 탕춘대성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아울러 백제 왕성으로 추정되는 풍납동 토성 복원을 위해, 왕궁 등 핵심 권역을 집중적으로 보상하고, 지역 주민들의 정주 환경 개선을 지원한다.

서울 동남권이 문화재와 주민들이 공존하는 '한성백제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풍납토성 탐방로'와 '한성백제 디지털 체험관'을 조성함과 아울러, 키즈카페 등 주민 생활 편의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광화문 의정부 터는 유구를 복토(흙덮기)하고, 주요 건물들을 디지털로 복원하며, 그 위에 역사유적광장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복원이 어려운 경희궁지, 고대 백제 왕성 등은 학술 고증을 거쳐 디지털로 복원하고, 고려 남경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청와대, 고려 건축물 흔적이 출토된 신영동 유적지 등을 활용한 고려사 연구의 기초 작업도 추진한다.

또 전시·보존 기능을 모두 갖춘 개방형 수장시설을 만든다.

아울러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과학기구(일성정시의) 등이 발굴된 종로구 공평동 15·16지구에는 유적전시관을 건립한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역사문화유산을 더 가까이서 관람·체험할 수 있도록, 한강역사문화홍보전시관, 이순신 기념관, 전통문화체험시설, '서울물길박물관'(가칭) 등을 건립한다.

한강변 나루터를 활용한 '조선 뱃길 투어', '독립운동 유적지 투어', 석유비축기지 등을 활용한 '산업화 현장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러면서 광나루한강공원과 암사동 선사유적 사이에는 '암사 초록길'을 조성, 신석기시대 암사 유적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한강 지천인 홍제천 등 수변 문화유산도 정비한다.

성북동 별서, 초안산 분묘군, 도봉서원 등 지역별 주요 역사문화유산 복원과 아차산 홍련봉 보루 유구 보호시설 건립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역사교육 강화를 위해서는 서울 시내 매장문화재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화유적분포지도'를 구축·배포한다.

해당 지도를 활용하면 개발 사업 전에 문화재 보호조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개발 중 갑자기 문화재가 발굴돼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더불어 '서울역사교육네트워크'를 구축해 각 기관별로 해온 역사교육을 통합하고, 서울역사박물관에 어린이박물관을 조성하며, 서울-공주-부여 간 '학술네트워크'를 구성해 백제 왕도의 실체에 대한 공동 연구도 추진키로 했다.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각 자치구가 스스로 향토문화유산을 발굴해 지정·보존할 수 있도록, '향토유산보호조례 제정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기본계획은 2000년 역사도시인 서울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역사와 함께하는 일상을 누리고, 국내외 관광객들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서울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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