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워싱턴 선언'서 "핵전력 포함한 모든 압도적 대응"
한미 간 포괄적 분야 '전략적 협력' 본격 강화에 합의, 지난해 5월 보다 더 진전
윤 "맞춤형 확장억제 협력 방안 강구"…바이든 "한국 잘되는 것, 미 이익에 부합"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우리는 반도체에 접근할 수 없는 위치에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라인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이미 상당한 경제 성장이 창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비단 SK뿐 아니라 삼성 등 모두와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 이는 '윈윈'이라고 생각한다." (4월 26일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

"워싱턴 선언에서 구체화 되어있는 확장억제의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는 다른 것이다. 먼저 이를 논의하고 실행하는 NCG라는 핵협의그룹을 출범시킨다. 한반도에 맞는, 북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확장억제 협력 방안이 강구됐다. 핵을 쓰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강력한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압도적인 대응으로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4월 26일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 발언.)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에서 밝힌 양국의 선언은 확장억제 및 경제안보 강화에 방점이 찍힌다.

양 정상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 중 하나인 한미동맹으로 평가하면서, 지난 70년간 축적해 온 역사적 성취를 함께 축하하고 미래 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나섰다.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두 손을 잡으며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굳건한 군사안보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안보와 기술혁신이 국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및 글로벌 레벨에서 한미 간 포괄적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본격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양 정상은 지난해 5월 가졌던 정상회담 합의사항에서 더 진전된 협력성과를 도출함으로써,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이라는 명제 자체가 정치외교적 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하는 한미동맹을 구현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러한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들을 망라하여 △한미 정상 공동성명, △획기적인 확장억제 강화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5대 핵심 분야는 △확장억제 △경제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지역·글로벌 협력이다. 한미 양국은 이 분야에서 다각적인 동맹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확장억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은 '한국형 확장억제'를 구체화함으로써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강화했다고 평가 받는다.

우선 한반도 상황 맞춤형 핵 및 전략기획 등 한미 간 핵 논의에 특화된 최초의 고위급 상설 협의체인 핵협의그룹을 신설하기로 했고,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이 즉각적이고도 압도적인, 결정적 대응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한반도 전개 확대 및 한미 간 공조를 심화시키기로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핵 대응 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미국과 한국 간 협의-관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종전에 핵우산에서 기초한 그런 확장억제하고는 좀 다르고, 이것은 좀 다른 것이 아니라 많이 다르다"며 "이것은 미국이 핵 자산에 관한 정보와 기획, 거기에 대한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논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하나의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장억제는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고 완전한 협의를 통해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이나 동맹국, 우방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용납할 수 없으며, 어떤 정권이라도 그렇게 한다면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북한 김정은에게 직접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더욱 긴밀한 협력과 협의가 있을 것이며,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하지는 않겠지만 핵잠수함의 입항 등은 있을 수 있다"며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굳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또다른 핵심성과인 경제안보 측면에서 양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청정에너지·첨단산업 등 호혜적 공급망 생태계 구축, 상호 호혜적인 기업 투자환경 조성 등 국민 경제와 직결되는 경제안보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했다.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은 반도체 분야 리더십 확보를 비롯해 IRA 우려 해소, 한미 투자협력 촉진, 첨단기술 협력, 핵심-신흥기술대화 협의체 신설, 한미 정보협력 강화, 양자기술 분야 핵심 협력기반 구축으로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국민들은 그러한 과정에서 전후방 효과로 나오는 다양한 넓은 산업 생태계 구축에 많은 투자와 일자리의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미래세대에게 도전과 혁신 의지를 불러일으켜서 우리 경제와 산업이 앞으로 더 번영하고 풍요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법 및 IRA에 대한 질문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 또한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이 잘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절대적으로 부합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파트너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발코니에 올라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