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C "관리 준비 중"…JP모건·PNC 등 인수 경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데 이어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파산 위기에 내몰리면서, 미 정부와 금융당국이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당국 관리 체제로 돌입하면 SVB와 마찬가지로 강제 매각 수순을 받을 전망이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지점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은행을 인수하려는 대형 은행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인수가 현실화되면 당국 개입을 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연합뉴스가 로이터통신,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관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CNBC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관재인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FDIC의 관리 체제하에 들어가면 강제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FDIC는 지난 SVB 사태에서도 파산관재인으로 임명돼 매각 절차가 진행된 바 있다. 당시 SVB는 곧바로 폐쇄돼 FDIC가 들어왔고, 이후 매각 절차가 진행됐다. 

보유하던 예금은 FDIC가 세운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이름의 새 법인으로 이전됐으며, 보유 자산은 매각됐다. 뒤이어 미국 중소은행 퍼스트 시티즌스에 인수되면서 SVB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SVB의 모기업이었던 SVB파이낸셜그룹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바닥을 향하고 있다.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이 은행 주가는 43% 급락했다. 이후 실제 관리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로 40%대 폭락해 2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이 은행 주가는 10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SVB 사태 여파로 지난달 90%대의 폭락이 있었고, 지난 24일 1분기 실적보고서 공개 후 연일 급락하며 다시 80% 가량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10억달러 아래로 축소됐다.

다행히 퍼스트리퍼블릭의 인수를 희망하는 은행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현지 금융당국도 타 은행의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가 WSJ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JP모건과 PNC 등이 인수 절차에 참여하기 위해 경쟁 중으로, 압류 및 매각 절차는 이르면 29~30일께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JP모건을 비롯한 은행 11곳은 이 은행에 300억달러(한화 약 40조원)를 지원한 바 있다. 은행 인수가 무산될 경우, FDIC가 은행 예금과 자산을 인수해 직접 관리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도 직접적 개입을 시사하고 나섰다. 미국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 FDIC는 은행 연쇄파산을 막기 위해 예금보호, 유동성 지원 등 대책에 나섰다. 백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은행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즉각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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